대범이네2013. 3. 25. 03:25

대범이가 아무래도 감기 걸린 것 같다, 고 생각했다.

눈꼽을 달고 나오고, 기침도 몇 번 했다.

 

일단 검색해보니 허피스 증상이다. 역시......

엘라이신까지 나눠받았으면서 건강하게 지내도록 해 줘야 하는데

겨울 다 가고 봄꽃 피는데 이 무슨......

 

눈꼽은 내가 무식하게 쓰레기 버린 맨손으로 떼 버렸는데

(눈꼽 본 김에, 우리 장난치는 분위기인 김에, 하며 뗐는데 너무 후회되고 미안하고 부끄럽다.)

하루 정도만에 다시 생기지는 않은 것 같고

식욕은 정상-맛있는 건 쪽쪽 빨아서 먹으니-인 듯 싶은데

이대로 있자니 걱정되고 어떻게든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 건지 고민이다.

 

그리고 이럴 때마다 보리며 대범이가 늙고 병들어 혼자 죽어가는 모습이 상상돼서

정말 미칠 지경이다.

누구나 늙고 병들고 죽는 거라고, 사는 동안, 할 수 있을 때 행복하면 된다고

자꾸 나를 도닥이고 잠시 잊는 방법밖에 몰라 답답하다. 

 

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3. 3. 24. 06:43
'노병' 동생께서 드디어 제대를 앞두고
말차휴가를 나오셨다.
그랬으니 냥님들께 예를 갖추어야 하지 않겠는가.
대범아, 오빠가 간식 주는 거 먹자.

"어서 줘."

그런데 '사제'가 익숙치 않은 말년 병장은
봉지를 빨리 뜯지 못했다.

"멀었냥? 아직 멀었냐옹?"

급기야 내게 성질을 냈다.

"빨리 안 주고 뭐하냥!!"

죄송해요, 대범님. 제 동생놈이 그거 봉다리 하나 빨리 못 뜯네요. 제가 죽을 죄를 지었군요.

그래도 결국 드시고는 용서해주시었다.


......다른 냥님 밥은 그릇에 둘 수밖에 없으니 그리 하고 말년 병장과 그 누나는 라면 따위를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
대범이도, 주변 많은 괭이들은 온 몸에 줄이 몇 갠데
작대기 겨우 네 개 병장은 상대할 거리도 안 되긴 한다.
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3. 3. 23. 07:25
울 엄마 "범아~"


"아줌마옹~범이 왔어옹~"

"새끼는?"

"깽이 여기있다옹."

"밥 먹자. "
캔 엎는데 대범이가 고개를 들이대자

"봄이 캔 먹을 거다냥!"


엄마의 단호한 손길.



"혼자만 다 먹지 말고 새끼하고 같이 먹어!"

애교 부려봤자, 당할 수 없다.
역시 우리 엄마다.
Posted by 오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