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이가 아무래도 감기 걸린 것 같다, 고 생각했다.
눈꼽을 달고 나오고, 기침도 몇 번 했다.
일단 검색해보니 허피스 증상이다. 역시......
엘라이신까지 나눠받았으면서 건강하게 지내도록 해 줘야 하는데
겨울 다 가고 봄꽃 피는데 이 무슨......
눈꼽은 내가 무식하게 쓰레기 버린 맨손으로 떼 버렸는데
(눈꼽 본 김에, 우리 장난치는 분위기인 김에, 하며 뗐는데 너무 후회되고 미안하고 부끄럽다.)
하루 정도만에 다시 생기지는 않은 것 같고
식욕은 정상-맛있는 건 쪽쪽 빨아서 먹으니-인 듯 싶은데
이대로 있자니 걱정되고 어떻게든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 건지 고민이다.
그리고 이럴 때마다 보리며 대범이가 늙고 병들어 혼자 죽어가는 모습이 상상돼서
정말 미칠 지경이다.
누구나 늙고 병들고 죽는 거라고, 사는 동안, 할 수 있을 때 행복하면 된다고
자꾸 나를 도닥이고 잠시 잊는 방법밖에 몰라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