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한 마리가 가기에
"대범아~" 했더니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꼬리를 세우고 대범이가 달려왔다.
"밥상 꼬라지 참...-_- 그래도 먹어는 주겠다냥."
그렇게 먹고 쓰다듬고 있었는데
뒤늦게 느껴지는 시선.
"엄마~뭐 드셨냐옹?"
살짝,
또 살짝.
사냥감(?)에게 자신을 들키지 않으면서도 민첩함.
까만 녀석이 나오니 수리 무늬 녀석도 나왔다.
기둥 뒤에 숨어있고, 대범이는 그제야 눈치챈 듯 쳐다본다.
까만 녀석은 이미 빈 캔에 접근.
하필 다 먹었는데 오냥...ㅠㅠ
근데 맛있는 냄새가 나는지 빈 캔을 끌고 다니며 핥는다!
미니수리도 못 참고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이 너무 흔들려 죄송합니다.)
그러다가 이 모자지간, 또 자기 갈 길 간다.
아무래도 미니수리 얘는 좀 더 경계심이 있어서겠지.
대범이는 그런 새끼 안 챙기고 내 쪽으로(^^), 미니수리는 구석으로.
내겐 먹을 게 없고, 내가 움직이면 녀석들도 도망갈 것 같고,
집에 전화를 걸었다. "엄니 냥님 먹을 것 좀 갖다주세요."
그새 까만 녀석은 다시 사냥 모드다.
눈 반짝! 포복자세!
'저 인간이 말을 했어! 저 인간 앞으로 또 가도 될까?'
'포기하기엔 배가 고프다냥!'
샤악
"진출 성공! 냐항!"
깽아, 그래봐야 먹을 것도 없잖아.
그때 엄마가 오셨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살색이 엄마 주먹.
근데 아깽이들이 엄마 오니 구석으로 도망을 가서는
메뚜기를 잡아 먹었다.
열심히 콩콩 잡아서, 어찌어찌 입에 넣기 성공!
그걸로 배가 차겠니?
캔 더 갖고 온 성의도 있고 먹자. 얘들아, 응?
그런데 큰 사람 둘이 떠들고 있으니 녀석들이 다가오질 않아서
결국은 캔 알맹이를 만두만하게 끊어 던졌다. -_-
(대범이는 자기가 다 먹으려고 해서 엄마에게 잠시 구속당했다.)
"누가 흙 고물 묻혀주래!"
"누가 이렇게 응? 먹을 거 흙 묻히고 말이야!"
놔두면 대범이가 다 먹어버릴지도 모른다고 던져주긴 했지만-사람 생각인지는 몰라도-
아깽이들이 냠냠 열심히 먹은 덕분에 눈은 로또맞는 호강을 했다. 먹는 모습도 얼마나 예쁘던지.
근데 그 가닥으로 우리 모녀가 놀다보니 수리한테도 던졌음. -_-;
"아줌마하고 이모하고 날 이따위 대접하냐오오옹..."
그래도 다들 잘 잡쉈다.
대범, 수리, 아깽이 둘이서 캔 세 개를 간식으로 깔끔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