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이네2013. 9. 24. 00:00


요렇게 표정이 사르르 변하던 지수.






갑자기 손을 들길래 나도 모르게 움찔하여 조금 물러났다.

"이모, 근데 있잖아."





어쭈! 내가 손 닿는 곳에는 절대 안 오던 녀석이 내 손을 친다!

"요즘 스마트폰 있는 애들 많더라."






(이제부터 사진이 마구 엉망이고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

 5개월 된 고양이의 역동성을 상상할 수 있을 뿐.)

"나도 하나 사 줘!"






목표는 내 손이 아니라 휴대폰이었다.

지수야, 이거 할부금 대따 많이 남았어. 






지수는 손으로 휴대폰을 치고 있고

나는 찰칵찰칵찰칵 계속 찍고.












방향까지 바꿔 휴대폰도 치고 내 손도 쳐 보더니







한 발 물러섰다.

"이모, 정말 이래? 아이폰 5s도 나오고 갤럭시 노트 3도 나왔는데

 쓰던 폰 하나 나 못 줘?"






......그냥 이모 손 가지고 놀면 안 돼?


휙, 휙 두 번 해보더니 손은 펄럭거리고 해도 재미가 영 덜 한 모양이었다. -_-;






내가 지 새끼하고 놀아주는 동안 대범이는 가까이 와서는

"그래, 언니, 애 좀 잘 봐 주......"






대범이도 이제는 먹고 꾸벅꾸벅 조는 이런 아줌마 괭이다.

(지수) "엄마 또 자? 나 스마트폰 갖고 싶다고옹!"






지수가 겁이 참 많이 없어졌다.

내 손 가까이 갈까봐 기겁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이렇게 적극적으로 사냥을 해 대니 신기하기 그지없었다.






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3. 9. 23. 20:33



대범이, 수리, 지수는

먹을 것도 먹었으니 좀 놀겠단다.


귀엽게 나무를 긁는 (나무 입장에서는 대범이가 안 귀엽겠지만) 대범이.







바로 옆 나무에서 수리와 지수도 네일 케어 중이다.







지수는 손톱관리보다 언니 앞에서 알짱, 엄마 앞에 와서 또 알짱.







지수는 어찌나 나무 타기를 좋아하는지,

틈만 나면 뒷 발도 땅보다 높이 올라가 있다.







넌 어찌 그리 힘이 넘치냐, 지수야~하고 있으니

갑자기 차분한 모습도 보여준다.

"음~이 나무 향기~"







"내 나무라고 찜해야지~"






그렇게 차분한 시간은 몇 초 안 되고

또 장난질.

"이모, 나랑 놀래?"


아이쿠, 이젠 이모하고도 놀아주게?

이모 손 가는 거 너무 싫어했잖아.






그 한마디 했더니 바로 뒹굴뒹굴.

"내가 언제~"







"이모 나랑 안 놀아주면!"







"담배라도 피울 테다!"






정말 잠시라도 쉬질 않았다.







대범이와 수리는 아줌마처럼 좀 쉬고 싶다는데 말이다.







엄마랑 언니 옆에 가 봐도 별 볼일 없으니, 또 다시 내게 와서는

"이모, 사진 찍는 거 재미있어? 내가 포즈 잡아 줄까?"










45도 각도니 뭐니 아주 차분하게 모델 해 준다 싶더니






몇 초만 가만히 있어도 지루하신 아동 청소년 냥이 지수.

"가만히 있는 건 지루하고 졸려......"






그래서 여기까지가 지수의 정적인 모습 끝이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다음에!














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3. 9. 23. 20:06





자, 드디어 냥님들 식사 시간이다~


대범아아아아아

......

하지만 다들 엄마에게만 집중!

아니, 엄마가 가지고 오신 밥에만 집중!


(수리) "아줌마, 웬일로 지수가 캔을 먹어요. 저 먹을 거 더 주시는 거죠?"


며칠이나 지수가 캔이며 고기며 전혀 먹지를 않는다며

엄마가 걱정을 하셨었다.

나도 이 사진 찍기 전날 밤에 도착해 집 근처에서 이미 대범이와 지수를 만났는데

정말 엄마가 다문 지수 입에 닭고기를 찔러 넣으려고 하면 고개 도리도리,

내가 장난감인 양 고기를 던져도 손으로 탁 치기만 하고 외면,

조금 이상하긴 했다.






그런데 오늘은 잘 먹는다.


그런데, 지수 머리 뒤로 노란 다리 누구?


"노랑군이요, 누나. 오느라 고생 많으셨겠어요."


노랑아, 잘 있었어?






노랑이 먹으라고 던져 준 거

우리 효녀 지수가 뺏어먹고 있다.

"아빠 혼자 먹으면 심심하잖냐옹?"







이것도 노랑군이 지수에게 양보해서

결국은 엄마가 조금 멀찍이 노랑군 먹을 거 따로 주셨다.

"전 괜찮아요, 누나. 

 아버지가 자식에게 양보하기 예사죠."


아이구 우리 노랑이. ㅠㅠ 설마 짱인 네가 서열 밀리는 건 아니쟈?






수리는 그새 다 드심.

"이모, 언제 왔어?"


야, 아까부터 계속 너 부르고 말하고 했거든?!







대범이도 엄마 손가락 핥아먹으며 마무리.







그리고 엄마는 건물 뒤로 가신다며 걸어나가자

고양이들 난리 났다.


사진이 심하게 흔들렸지만

수리와 지수가 날듯이 뛰어가는 모습은 보임.







그리고 나를 감동시킨 우리 대범이.

다들 엄마만 졸졸 따라다니는데

갑자기 대범이가 나를 뒤돌아보더니 (지수도 엄마 쪽을 쳐다보고 있다.)







나에게 왔다.

"언니이~"






울컥.

대범아, 언니 외로워보였어?

와 줘서 정말 고마워.

"또 나 아니면 언니 아무도 안 챙기잖냐옹."






이렇게 우리가 감동적인 상황을 즐기고 있는데

지수는 낙엽 담은 포대 위에 올라 앉더니

'흠......'






'여긴 좀 그렇고......'






순식간에 땅을 파고 응아를 누기 시작!







뭐 그리 많이 먹었다고 잘도 많이 누더니

(보시는 분 식사 중이셨다면 죄송합니다~)


"나 화장실은 깨끗이 치우는 고양이야~"






정말 빨리도 원상복귀 시켰다.


'킁킁, 냄새 안 나. 됐어.'


지수야, 깊이 묻어. 애들 만질라.







그리고 요건 지수가 그동안 밥을 잘 안 먹은 이유.


우리집 식당 바로 반대편에 또 밥그릇, 물그릇이 있다.

내가 발견하고 사진 찍으려 하니 괜히 와서 물 마시는 대범이.






이 밥그릇에서 열 걸음 쯤 될까말까 한 가까운 곳에도 밥그릇 있는데... 


아마 이날은 누가 먼저 먹어버렸든지 해서 지수가 여기 밥을 안 먹고 우리 밥을 먹었나 보다.






이렇게 대범이네는 잘 지내고 있었다.


다음 이야기에도 대범이네 소식 계속~






Posted by 오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