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이네2013. 7. 22. 06:33


오늘 아침 다섯 시,

보리와 큰냐옹이가 냐옹거렸다.

잠이 달았던지라 버티다가 결국 일어나보니 밥이 없네!

얼른 사료부터 대령했다.

"와구와구. 며칠 굶은 고양이라 생각해라냥."


맛있게 먹는 것까진 좋았는데,

내가 닭고기 꺼내는 거 보고 흥분한 보리가 지 밥그릇을 뒤엎고 말았다.

"언니 나 고기 더! 나는 많이!"


하이고, 그래. 그런데 언니 아침부터 청소하게 생겼다야.






그런데 우리 젠틀한 큰냐옹이,

자기 몫의 고기를 먹고 나서는 바닥에 떨어진 사료를 주워 먹기 시작했다.

(보리) "나는 집 안에 뭐 있나 봐야지!"







쓸어버릴까, 잠시 고민했지만 나도 며칠 전에 바닥에 처박은 고로케 먹고 잘 살아있으니까...하며 뒀다. -_-;






보리, 뭐 더 줄까봐 들어와서 동태 살피다가 멀쩡한 큰냐옹이 밥그릇에 고개를 박고 있다.

큰냐옹이는 한 알씩 먹고 있는 중.


(보리) "이게 뭐 별 거냥? 놔두면 급식기가 다 치워~"






(보리) "그치? 그렇잖아."






(큰냐옹이) "그런가? 내가 괜한 짓을 했나?"


큰냐옹아, 아니야. 고마워. 내가 고맙다 하고 있었잖아.






여튼 큰냐옹이는 딱 일어나 갔다.

보리는 가는 큰냐옹이를 슥 쳐다보고는


"가네, 진짜. 뭐 만날 저렇게 먹다 딱 일어서냥."






그래, 너는 더 먹고 더 눕고 더 놀지.







큰냐옹이도 갔는데 정리 좀 하자, 하며 치우고 지 밥그릇만 남겼다.

그랬더니 암냠 좀 하고



"밥 먹고 금방 움직이면 건강에 안 좋아."






그 배는 건강에 좋은 거고?








아침이 다 됐다. 날이 완전히 밝았으니.

보리, 갈 거야?

"아니, 나 더 있다가~"


그래. 자전거 밑에서 더 쉬던지 해.

언니도 오늘 하루 시작하러 들어간다.






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3. 7. 18. 22:35


올해도 여름밤은 보리와 함께 한다.

오랜만에 보리 얼굴을 찍음!

"내 미모 변함없지?"


응! 뱃살도!






그러더니 자세를 오묘하게 해서 밥을 먹다가

검은 물그릇 앞에 떨어진 - 조금 전에 지가 먹다가 흘린 스틱을 발견하고는







고개를 빼 스틱 조각을 먹는다.

"아이구, 여기 내가 맛있는 걸 남겨뒀어 그래~"






그리고는 처음부터 물 먹으려 했다는 듯 물을 마신다.

(윗 사진과 다른 사진이다. ㅎㅎ)

"찹찹찹."






오늘은 자꾸 사진 찍어대니 싫은지 복도에 나가 또 배깔고 앉았는데


"아니, 아줌마, 문을 좀 닫자니요? 몇 시간이나 있었다고?"


보리 미안...

처음에는 한겨울에도 너 있으면 문 열어놓고 했었는데

세월이 흘러 네가 이렇게 찬밥(?)이 됐구나.

그런데 우리도 살아야겠더라고.

"그럼 거 밥그릇 제대로 꺼내 놓고, 간식 더 없나? 좀 까 놓지."






내가 나와 앉아 떠드는 건 귀찮단다.

"흥."





보리야, 이따 새벽에 우리 또 깨울 거야?

...요즘 덕분에 밤 잠 잘 깨고 깬 김에 나도 야식 먹고...좋아......






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3. 7. 17. 07:42

이건 그저께 새벽에 찍은 보리.

"뉴스 화면인 줄 알았다냥!"

 

그래도 우리의 다정한 시간은 내 마음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어...(응?)

 

 

 

 

 

이건 지난 밤 찍은 사진. 

그나마 수리의 형체와 대범이의 꼬리가 보이지만

 

 

 

 

 

 

아예 아무도 안 찍힌 사진도 있고 

 

 

 

 

 

 

대범이가 내 다리에 비비고 있는 증거 사진

...이라고 우기기도 뭣한 사진도 있다.

 

 

 

 

 

 

그리고 이건 지난 밤의 사진.

그나마 보리의 형체가 보인다. 

 

 

 

 

 

 

빛이 싫어서 고개를 다소곳이 숙이신 보리님의 모습.

 

"거 어차피 같은 포즈에 비슷한 화질이니 그냥 간식이나 뜯게!"

 

 

 

 

얼른 포기하고 밥이나 드렸다.

미모 망쳐서 찍기보다 맛있는 거 주기에 열중하는 게 낫지. 암.

 

 

 

 

 

Posted by 오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