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이네2012. 6. 3. 00:19
우리가 치킨 시켜놓고 기다리는 사이 보리가 왔다. 
동생도 집에 왔고 주말이기도 하니
"보리야~오빠 왔어. 오빠 왔으니까 기분 좋게 파우치 먹을까?" 하며 밥 줘서 보리도 신났는데......

다들 보리 뚱뚱하다고 한 마디씩 한다. 온 가족이 쟤 살 빼야 된다고 돌아가며 잔소리다. 동물농장에 나왔던 뚱뚱한 고양이인 '우면산 고양이' 얘기까지 또 나왔다. 아 속상해. 

그랬더니 보리가 먹자 마자 저렇게 고개까지 흔들며 가버리는 것 아닌가! 

따라나섰지만 보리답지 않게 쉬지도 않고 가 버렸다.

옆에서 떠들어도 신경 안 쓰는 녀석인데, 인사도 안 하고 휘리릭 가는 걸 보니 아무래도 삐친 것 같다.

보리야~그래도 우리 가족은 다들 너 예쁘게 생겼다고 생각해! 건강이 걱정돼서 그러는 거야.

대신 언니가 사과할게. 기분 풀어라옹♥ BlackBerry® 에서 보냈습니다.


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2. 6. 2. 01:37
둘이 와서 먹어도 될만큼의 사료와 물을 내놨건만
또 조심스러운 "미야..."가 들린다. 보리 목소리.

창문 열고 "보리야~밥 있지? 먹고 놀다가 가~" 해도
"미야...미야아..."
"왜~사료 있잖아~ 언니 잘게~"
"미야아...미야...미야아아아......"

결국 나가니 역시 먹을 건 충분.
꼬리 세우고 나랑 눈 맞추고 "냐옹냐옹.".
나도 아예 밖에 나가서 쭈그려 앉으니 그제야 저도 자리 잡고 앉아서 먹기 시작한다.

이런 일을 처음 겪었을 땐 황당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웃음이 나왔는데
오늘은 왠지 안쓰럽기도 해서 "언니 보고 싶었어?" 하고 두 번이나 물어봤다.

언니네 집에 들어와 있으면 언니도 아줌마도 아저씨도 계속 볼 수 있는데!
그래도 그건 싫고 겁나고, 또 문 닫아놓고 먹을 것만 내놓으면 우리집 식구 얼굴을 확인하고픈 보리.

외로운 걸까, 아니면 나름의 예의인 걸까.
보리 마음 속이 오늘따라 더 궁금하다.


BlackBerry� 에서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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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2. 6. 1. 10:54

어제 저녁,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만난 냐옹이들-치즈태비와 화려한 삼색이.

어라? 생고기를 먹고 있네!

 

"뭘 보냐옹." -_-^

 

 

 

 

"아웅 맛나~"

 

 

'왜 자꾸 사진 찍냐옹. 우리 초상권은 어딨냐옹!'

 

미안, 냐옹이들. 맛있겠다. 어여 계속 먹어~

 

 

 

*상가 옆에 분명 사람이 의도적으로 얇게 썰어 내놓은 듯한 생고기가 있고

고양이 두 마리가 길가임에도 불구하고 평화로이 그 고기를 먹고 있더라구요.

저 벽이 바로 막창, 삼겹살 등을 파는 고깃집이었어요. 아마도 저 집에서 내 준 것이 아닐까요?

니들은 생고기 먹고 좋겠다야~사진 찍는다고 식사 방해해서 미안해!

하지만 니들도 나를 심히 겁내지는 않아줘서 고마워. 건강하길!

 

Posted by 오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