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이네2012. 6. 20. 06:00

보리 혼자 왔을 때의 우리 모습이다. 

일단 우리의 발 박수 인사부터 하고!

(나도 발 흔드느라 사진까지 흔들렸다.)

 

 

 

 

어슬렁~들어와서는

 

 

 

 

 

언니가 곱게 식사를 차려놓았나이다~

 

 

 

 

 

먹으면서 밥그릇 위치 수정 중.

납작한 사기 밥그릇이 덜 움직여서 그건 좋았는데!

실내용 밥그릇을 하나 장만할까......

 

 

 

 

 

'그릇이 뭔 상관이냐옹. 밥 맛만 좋다냥.'

 

 

 

 

 

어라, 사료 그릇 옆 그릇이 물그릇인데

굳이 더 깊은 물그릇에 고개 박고 물 먹을 건 뭐람?

"보리야~사료 옆 그릇도 물이야~"

 

 

 

 

그랬더니 이 물그릇 물도 맛본다.

아~물 맛이 달라서 맛 보신 거였어요?

 

 

 

 

 

"내가 드시는데 뭐 이리 말도 많고 자꾸 찰칵대냐옹!"

 

 

 

 

 

또 삐친 척 돌아앉음.

아이고 까칠냐옹.

 

 

 

 

 

'난 너에게 관심 없다! 관심 없다!'

 

 

 

 

 

스을쩍-

 

 

 

 

 

"보리 놀고 있어. 언니는 방에 들어갈게."

그랬다가 나왔더니

"(나왔)냐옹-"

(하악질 아님!)

 

 

 

 

 

"응, 보리 들어왔구나. 언니는 거실 갈 건데 보리도 올래?"

"그건 생각 좀 해봐야겠다냥."

 

 

 

 

 

 

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2. 6. 19. 06:01

 

새벽에 큰냐옹이가 왔다.

큰냐옹아, 지금 비도 오는데 파우치 하나 먹을까? (비가 오니까 파우치. 굉장히 논리적임.)

문 밖에 있던 그릇을 문 앞으로 당겨서 줬다.

암냠냠

 

 

 

 

 

그런데 첫 입 삼킨 게 위장에 가지도 않았을 텐데 보리가 와서는

'나도 같이 먹어도 되는 거 안다냥.'

 

 

 

 

 

하는 수 없지. 하나 더 뜯어...

어? 길에서 모르는 냐옹이들 마주치면 주려고 사 놓은 주니어용 파우치 뿐이다.

살 쪄도 되는 큰냐옹이 줘야지.

근데 보리야, 턱 빠지겠다.

'주니어용 참치 맛있다냥.'

 

 

 

 

 

그리고 슬금슬금 몸의 방향이 실내로 바뀌시는 한 분.

물 한 모금 드시고는

 

 

 

 

 

'그게 더 맛있냥?'

 

 

 

 

 

 

 

 

 

 

 

 

 

 

뒤에 그릇 가득 사료 있는 거 놔두고 이 난리.

 

 

 

 

 

 

"자, 누가 봉투에 좀 남은 거라도 먹어."

'봉투에 고양이 머리 밀어넣기냥?'

 

 

 

 

 

'아잉 아수워~'

 

 

 

봉투 안에 남은 게 아까워서 사진 찍기 포기하고 봉투 찢어서 다 발라(?) 먹이고

먹은 흔적 치우고 하니 밤보다 아침이 가깝다.

나는 고양이 두 마리 밥 먹이고 나니 집 나갔던 제정신이 돌아온 것 같은데

엄마는 대체 어떻게 자식을 기르는 걸까, 싶다.

어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나니 친구들이 몇이나 메시지를 보냈던데

친구들 만나서 수다나 떨었으면, 싶다.

......오는 길에 파우치도 더 사야 되고. 허허.

 

 

 

 

 

 

 

 

 

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2. 6. 18. 05:57

우리 집에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고양이 밥그릇을 들여야 한다.

오늘은 나였음.

먹고 갔구나.

 

 

 

 

 

그릇 들이고는 아~공기 상큼하다! 하면서

어디 지나가는 고양이 없나, 바깥을 보니

으아니, 너는!

우리 집에 오곤 하던 녀석!

 

 

 

 

 

후다닥, 급히 집에 들어와서 잠옷 위에 원피스 하나 뒤집어쓰고

현관에 항상 비치되어있는(중요한 물건이니까. ㅋㅋ) 사료, 파우치, 전단지를 들고 달려나갔다.

그 와중에 또 집 앞에 고양이 털 뭉치 있어서 빛의 속도로 치우면서.

그리고 녀석과 마주쳤다!

 

 

 

 

 

그런데 익숙한 목소리가 나를 불러서 쳐다보니

 

 

 

 

 

큰냐옹이!!!!!

 

 

 

 

 

이미 사료는 전단지에 다 쏟아부은터라

파우치는 반만 붓고

 

 

 

 

 

큰냐옹이는 사료 담았던 비닐봉지 깔고 남은 파우치를 줬다.

 

 

 

 

 

그렇게 밥 먹는 두 녀석과 내가 정삼각형을 그리며 서 있다 보니

큰냐옹이가 다 먹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어디로?

 

 

 

 

 

전단지 깔고 사료 준 애 있는 쪽으로.

(자세히 보면 사진 오른쪽 중간쯤에 노란 점이 있다)

어차피 걔 혼자 먹기엔 사료가 많은 양이긴 했다.

 

 

 

 

 

좀 전부터 다 먹었는지 멀뚱멀뚱 앉아있던 녀석이

전단지에 사료를 남기고 떠나길래

내가 비닐봉지와 전단지를 치웠다.

남은 사료는 일단 바닥에 그대로 쏟고.

그랬더니 큰냐옹이가 냠냠.

 

 

 

 

 

그럼 드시는 동안 나는 고양이 밥 안 준 척 조금 옆으로 가 있을까?

그렇게 옆으로 가다가 어떤 캣맘의 흔적도 봤다.

그릇을 치워버릴까 하다가 혹시나 걱정하실까 싶어 놔뒀다.

여기서 몇 번 고양이 밥 준 흔적을 보곤 했는데 오늘도 봐서 반가웠다.

 

 

 

 

 

잠시 후 다시 돌아오니 그새 별로 청소할 필요없이 거의 없어진 사료!

냐옹이들, 아침에 반가웠어!

 

 

 

 

 

전단지에, 비닐에 밥 주고 녀석들 먹는 거 지켜보는데

새벽 다섯 시 좀 넘은 시간에 어떤 아저씨 두 분이 지나가면서

"어~녀석들 누가 밥 줬네~" 하셨다.

다행스럽게도 아저씨들 목소리 톤이 부드럽고 웃으시며 말씀하셔서

긴장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었다.

하지만...역시 얼른 전단지 치우고 한 것은 사람들이 볼까봐!

 

밥 주는 나도 이렇게 가슴 뛰는데 냐옹이들은 이렇게 살아가면서 오죽할까 싶어 또 안쓰러웠다.

정작 두 녀석은 유유히 걸어갔지만.

 

 

 

 

 

Posted by 오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