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이네2018. 1. 20. 00:32

​새끼 고양이니까 귀여운 모습 하나.



둘.​



그리고 츄르돌이. (쥐돌이는 아니니까.)


몰고 다니며 축구를 하다가 구석에 딱 처박히면 사냥 성공.
역동적인 모습을 찍지 못해 아쉽다. ㅠㅠ

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8. 1. 19. 14:17

-새벽에 츄르공 축구/츄르돌이 사냥을 두 시간을 함.
-놀면서 밤에 한 시간도 안 잠. 지금 잔다.
-계속 싸고 먹고 놀고 싸고 먹고 놀고 자고 엄마 찾아 울고의 반복.
-몸무게 1160그램. 사흘간 180그램 증가.

(엄마가 의사에게 상담.)
-변이 묽은 것은 지금 그럴 수밖에 없는 상태. 진득한 변은 눌 수 없게 꿰매져 있다고 함.
-밝은 색 변이 된 것은 상처가 낫는다는 뜻.
-똥꼬스키는 상처가 낫느라 가려워서.
-그래도 계속 변 묽으면 먹인다고 약 받아오심.
:모두 당연한 얘기다, 역시.

​-고마운 츄르! 대범이 수리가 잘 안 먹는다고 무시했던 지난 날 죄송. 샤론이도 며칠이나마 츄르는 잡쉈고 찐빵이는 츄르로 약도 먹고 끼니도 되고 츄르로 사시고 심지어 껍데기까지 장난감이 되고...아아 츄르.


사진은 지난 새벽과 오늘 오전에 잘 갖고 노신 츄르돌이/츄르공. 보는대로 그냥 츄르 껍데기 접은 것. ㅋㅋㅋ

츄르축구 선수는 휴식 중 촬영을 거부하셔서 못함. (깰까봐 무섭다.)

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8. 1. 18. 18:18


1.
나는 지난 10월 27일에 태어난 소녀 고양이로서, 우리 어머니는 6세쯤 되셨고, 형제는 나 포함 다섯이다. 우리 어머니가 자유롭고 독립적인 여성이라 아버지는 알 길이 없으나 그간 어머니의 연애 경력에 관한 소문과 나 자신의 미모를 보아 아마 아주 잘난 수컷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방년, 아니 방일 82일째 되던 날 식사 담당하던 인간들, 그중에서도 가장 서열이 떨어지는 인간에게 붙잡히어 난생 처음 자동차라는 것을 타고 병원에 다녀왔다.

이 몸은 항문이 약간 불편하셨던 고로 기력이 쇠해 붙잡히고 말았으나, 차에서는 온 힘을 다해 저항하였다. 그래도 인간을 이기지 못하고 몽롱해지는 주사에 생살을 째고 꿰매는 등 여러 고통을 당하였다.


그제 그 고초를 겪고는 인간의 방에 와 지내고 있는데, 어머니와 형제들이 그리움을 이루 말할 수 없다.
비록 먹을 것을 잘 먹고 오늘은 인간이 조악하게 급조한 장난감도 갖고 놀아주었으나, 내 모친과 형제를 어찌 잊으리!
방금은 실컷 놀고 잠이 드는 순간 다른 고양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우리 어머니는 아닌 줄 알겠으나, 혹시나 하여 "누가 내 소식 좀 전해주오! 내가 여기 있소!" 하고 크게 반복하여 소리쳤다.
하지만 대답은 없고 까치놈의 까악까악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우리 어머니라면 저놈의 새를 잡아 배를 갈라 우리에게 가지고 놀게 해 주실 텐데.
어머니가 어째 이 집에 한번도 오지 않으시는지 모르겠다. 아마 다른 형제들마저 잃어버릴까 경계하시리라.

어머니에게 소녀 이제 식사도 하고 인간이 그토록 기다리던 방귀도 뽕 뽕 뀌어주었다는 것을 전해야 할 터인데.

그리운 어머니!



2.
오늘은 내가 변소에서 나오니 저울에 나를 올리고서는
"1117그램이다! 수술 전 980그램보단 늘었네. "
하고 다행스러워 하는 것이었다.
우리 어머니와 큰언니 모두 체격이 작은 편이고 나는 형제 중에서도 가장 작았으므로 체중이 적은 것이 놀랍지 않으나 인간들은 그게 몹시 걱정스러운 모양이었다.

최근 항문이 불편하여 변을 보지 못하니 식욕도 없어 못 먹은 탓에 내가 봐도 마르기는 하였다.

그래서 인간의 정성도 갸륵하고 나도 배가 좀 고픈 탓에 고기와 츄르를 평소보다 넉넉히 먹어주었더니 인간들이 좋아하는 것이 보였다.

왕년에 어머니, 동기들과도 단련했던 몸인지라 내킨 김에 소리나는 공과 실, 고기 등으로 인간과 놀아주었다.

인간처럼 뒷발로만 서서 앞발로 박수를 치거나 허우적거리며 낚시를 하니 인간이 내가 이 집에 온 이후로 가장 즐거워하는 것이 아닌가.

인간을 웃게 하는 것은 조금 귀찮으나 어려운 일은 아님을 알았다.


그러나 조금 뒤에 인간이 더 좋아한 것이 있었으니 내가 변소에서 울지 않고 변을 보고 나온 때였다.

별일이라고 생각하였다.





Posted by 오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