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이네2012. 11. 27. 02:32

'나는 고양이들에게 밥만 주는 거야, 내 역할은 거기까지야.' 했지만 마음이 그렇지가 않다.
오늘은 봄봄아 대봄아 대범이 대범아아아 부르고 기다리고 있어봐도 아무도 안 나오고
보리 새끼들도 마찬가지. 걔들은 못 본지가 벌써 며칠인지 모른다.
놔두는 밥에 입을 대고 또 하루 지나면 다 없어지고 하니 그걸로 위안삼지만
추위에 나는 옷 껴입고 이불 덮고 자면서
고양이들은 어디서 어떻게 자는지도 모르는 주제다 싶어
블로그에 뭐 올리기도 사실 마음이 불편하다.

 

대범이 있다고 어제 그림까지 그려 올렸던 곳에는

밝은 시간에 가서 보니 지붕이 없고,

아무래도 거기보단 산이 낫지 않을까...그래서인지 대범이도 새끼도 기척이 없었다.

설마 사료 놔둔 걸 누가 쓸어 버리는 건 아니겠지.

구석구석, 일부러 사료 색깔과 비슷한 곳 위에 두는 그 사료라도 허용됐으면 싶다.

 

 

 

 

 

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2. 11. 25. 20:29

 

봄봄이~부르다보니 대범이가 부스럭거리면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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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따위로 찍냐옹! 내가 얼마나 예쁜 고양이인데!"

미안...

 

 

그리고 우리가 앉아 놀다보니 대범이 새끼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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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뭐하시냐옹~"

 

 

 

그리고 저기가 그동안 짐작만 했던 대범이네의 새 거처임을 좀 더 확신할 수 있었다.

구조는 이렇다.

한마디로 사방이 막혀있고, 위도 완전히 지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범이 나름대로 괜찮은 거처라고 생각됐나보다.

건물 지하는 너무 사람들의 방해가 있었을 것이고...

바람이 들이치지 않고 내가 밥 주는 동네이기도 하니까.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고양이의 생존 능력에 감탄했다. 우리 대범이 역시 잘 찾아냈네! 하면서.)

나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이제 저기에 뭘 갖다주느냐를 연구해봐야겠지.

 

 

그리고 대범이는 인정, 아니 묘정있게 나를 바래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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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잘 가~내가 보리네 밥 뺏어먹으러 온 건 아니야~"

 

 

 

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2. 11. 2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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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네도, 대범이네도 이틀 연속 못 뵌지라
밥만 놔두고 돌아서다가
우산식당 생각이 나서 가 들여다보니
밥 먹는 동안 바람 좀 덜 들이치라는 뜻이겠지,
짱구 그림이 있는 칠판과 나무판자가 삼면으로 대어져 있다. 

고마운 우산식당!





Posted by 오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