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이네2012. 7. 4. 06:00

 

*우선, 보시는 분들께 예전에 올렸던 사진 다시 올리는 것을 사과드립니다.

 카메라를 챙기지 않은 채 우연히 만나서 새로운 사진이 없어요.

 

 

피곤한 채로 아침을 맞았더니 머리가 으으...

바깥 공기나 쐬어 볼까 싶어 사료만 작은 컵 하나에 담아 달랑 들고 나갔다.

 

그랬는데! 그토록 찾던 꼬리 잘린 노랑이가 보였다.

저런 축대 위에 앉아서 나를 보고 있었다.

 

 

경계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가만히 있길래

"노랑아, 밥 먹자. 사료 갖고 왔어." 하니

절벽에서 내려올 태세.

 

내가 올려주기엔 조금 높고, 바닥에 사료를 부었더니

사뿐하게 축대를(내 눈엔 절벽인데) 달려 내려온다.

 

 

이거 먹고 있어, 응?

얼른 집으로 직행해서

현관 가까이 둔 캔 하나, 전단지 한 장 들고 헉헉거리며 갔다.

다음은?

 

 

이런 비슷한 상황.

다만 장소는 높다란 화물차 아래였다.

좀 안정감을 느낄 것 같아서.

 

녀석은 잘 먹다가 배가 불러졌는지 속도가 점점 느려진다.

-자네 몸 보니 좀 팍팍 먹어도 좋겠는데?

 

-내 자리 좀 비울 테니 편히 먹게.

 

좀 떨어졌다 오니 욘석 결국은 남겼다.

뭐, 한 끼에 160g캔 하나와 사료 반 컵을 다 먹는 고양이는 잘 못 보겠다.

먹는 동안 여유롭게 먹고 슬슬 다니는 걸 보니 그래도 안심이 됐다.

애들 돌 던지고 겁 주는 것도 다시 잘 이겨내야 할 텐데.

 

그리고 내 머리는 어느새 맑음! 운이 좋을 것 같은 날이다.

 

 

 

+다만, 캔이랑 전단지 버리려고 들고 쓰레기통까지 오는 사이에

머리카락에 고양이 캔의 심한 비린내가 배인 것은 슬펐다......

비린내는 정말...너무 괴롭다. 흑흑.

 

 

 

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2. 7. 3. 06:00

 

다섯 시, 이미 동은 텄고 큰냐옹이가 나를 불러서 일어났다.

 

큰냐옹이는 발박수 따위 해 주지 않으심.

 '난 보리가 아니다냥.'

 

 

 

 

일단 사료부터 한 컵 붓고

캔을 꺼내 왔는데 무관심......

"사료 먹고 있지 않냐옹! 귀찮다냥!"

 

(으아아, 귀 청소 해 주고프다!!!!!)

 

 

 

 

 

큰냐옹아~캔 먹어~이게 더 맛있잖아~

아양을 떨어가며 밥그릇 탈환. 또 급하게 쏟아 부었더니

번지수 잘못 찾은 큰냐옹씨.

"난 니가 음식 담는 꼬라지가 맘에 안 든다냥."

 

미...미안......

그래도 보리는 이거 한번에 반만 주는데

너는 말랐으니까 한 캔 다 먹고 가.

 

 

 

 

 

큰냐옹아 이거 먹어, 여기 많잖아, 이거 먹어. 응?

"알겠다냥."

 

 

 

 

 

그리고 바닥 청소 좀 하라는 큰냐옹님.

"음식은 원래 바닥에 꺼내서 먹어야 제 맛인 거다냥."

 

 

 

 

 

"불만 있냥?"

 

아뇨.

 

 

 

 

 

한 캔을 거의 다 바닥에 꺼내 먹는 큰냐옹님.

 

 

 

 

 

그러더니 또 갈 땐 저렇게 휙 가버린다.

자세히 보면 왼쪽 아래에 내려가고 있는 녀석이 보임!

 

 

 

큰냐옹이는 몇 시간 전에 먹고 갔으면서

무려 160g짜리 캔 하나와 사료 한 컵을 거의 다 먹고 갔다.

그게 다 들어가냥......

 

보리는 사료도 한 번에 한 컵 가득 안 주고,

캔 줄 때도 80g 안 되게 주고,

먹을 때도 좀 먹다가 물 마시다가 쉬다가 또 조금 먹고 앉았다가 또 먹고

이렇게 천천히 먹는데

 

대체 왜 많은 양을 한꺼번에 퐉퐉퐉 먹는 큰냐옹이는 마르고

보리는 살찌는 건지!!!!!

 

그리고 큰냐옹이는 여전히 전에 묻혔던 핏자국을 달고 다닌다.

아무래도 털 겉에만 묻은 것 같긴 하던데, 어째서 계속 저러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몸통은 오늘 무지 깨끗했다!

 

 

 

 

 

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2. 7. 2. 22:58

 

한겨레 기사 - [이사람] “성장지상주의 최대 희생자는 농장동물들이죠”

 

링크↓

http://media.daum.net/society/environment/newsview?newsid=20120702203009148&RIGHT_COMM=R12

 

기사를 읽어보면 '인권을 넘어 생명권으로' 라는 말이 나온다. '숨' 창간호의 주제였다고 한다.

 

내가 인권에 관심을 갖고 끈을 놓지 않는 것은, 내가 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물권리, 동물복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인간도 동물이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세상의 한 축은 권력관계이다. 인간 사회에서는 권력(지위, 돈 무엇이든 권력에 포함해서)을 더 가진 자가 편하게 산다. 그걸 이 땅 위에 살고 있는 생명 전체로 넓히면 역시 힘을 더 가진 존재가 편안하게 사는 것뿐 아니라 살아남는다.

 

마트에 가면 그 저렴한 고기, 계란, 우유 등. 얼마나 대량으로 찍어냈으면 그렇게 싸게 팔 수 있는가를 굳이 괴롭게 생각하지 않아도 이미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다. 육류뿐일까, 유전자 변형이니 뭐니 땅과 종자를 혹사시켜 길러낸 채소도 가득하다.

얇은 지갑을 핑계삼아 그런 것들에 손이 갈 때도 많지만 씁쓸한 것은 동물이었던 포장된 그 고기들과 노동 시장에 내던져진 나와 다른 사람들도 함께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을 때, 단과대 직원들이 모여 회식을 하던 날이 있었다. 용역업체의 강제 해고와 임금 삭감, 또 숱한 성추행 때문에 학내 청소 노동자들의 데모가 있은 후였다. 그래서였는지 청소 노동자 아주머니께서 회식자리에서 학장님께 '데모 때 건물을 점거해서 교수님들께 죄송했습니다. 근데 너무 힘들어서요.' 라고 하셨다. 학장님께서는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우리가 실질적 도움을 못 드리는 것 같아 죄송하지요. 그런데 실제 월급은 얼마가 됐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아주머니께서 말한 액수는 백 만원에 한참 못 미쳤었다.

아직은 한참 더 일할 수 있는 나이의 건강한 노동력이, 팔이 빠져라 건물 한 개 이상을 매일 청소하고 받는 돈이 그랬다.

 

어디가서 빠지지 않는 대학을 나온 친구들이, 각종 고급 컴퓨터 자격증에, 어학연수에, 900점 넘는 토익성적으로 갈 수 있는 회사도 많지 않았다. 막상 들어간 회사도 대우는 형편 없는 경우가 많았다. 한심하게 공무원 시험에 목을 맨다고? 한 달에 이백 만원 가까이 주면서 안정적인 곳은 청춘을 쏟아부을 만하다는 걸 다른 데서 일해보고 깨닫게 되기 때문에 그러는 걸 그 사람들이 모르는 것 아닐까.

 

당장 내리누를 수 있는 걸 내리누르는 것, 약한 것을 밟는 것, 그렇게 서 있는 사회가 나는 무섭다. 그렇게 되면 종국엔 무엇이 남을까.

 

우리가 이 아파트를 비싼 돈을 주고 샀는데, 관리비도 내고 쓰는데, 고양이 따위가 뭐라고 그것들이 여기 있도록 놔둬야 하나. 죽여 없애면 조용하고 더 깨끗할 텐데.

일할 사람 넘쳐나는데 싸게 조금 쓰다가 자르고 자르고 하면 되지 뭐하러 많은 월급 주고 계속 써야 하나.

빽 있는 사람이나 괜찮은 자리 좀 앉혀주고 말지.

 

이런 권력관계에서 자유로운 존재가 있을까?

 

 

 

 

 

 

 

Posted by 오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