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고양이들 밥 주러 나가보자 하셔서
같이 나갔더니
냥님들이 좀 모였다.
오늘은 대범이도!
"대범님 납셨다냥~"
만지라기에 살을 집었더니 내 쪽을 쳐다보는 녀석. 헤헤.
"안마냐옹?"
좀 먹었는지 이때부터 들이댄다.
"마구 비비고 들이대 주겠다냥~"
턱 밑을 긁을 땐 언제나 저런 표정.
"언니 발 위에 얼굴 올려 놓고 싶다냐옹~"
발에 얼굴 긁고 종아리에 몸 비비고...
너 어디서 뒹굴다 왔니, 대범아?
골골거리고 누워 있다가 내 손을 두 번이나 깨물었다!
한번은 슬쩍, 한번은 조금 더 세게. 아오 이 가시내야!!!!!
그래도 캔은 내놓으란다.
"두 발로 서서 먹을 수도 있다냥."
그냥 땅에 덜어내 줬다.
+ 고양이들 밥그릇으로 쓰던 두부그릇,
대범이 빗,
누가 그것만 싹 갖다 버렸다.
웃긴 건 옆에 있던 쓰레기들은 안 치우고 그냥 뒀음.....
집에서 밥 먹던 보리가 어느새 따라 내려왔다.
"대범이 너 여기서 밥 먹냥."
보리 너 대범이를 왜 신경쓰고 그래?
보리 앞에 사료 좀 줬더니
먹으면서도 대범이를 쳐다보고
자꾸 뒤돌아본다.
계속 대범이를 신경쓴다.
그런데 아빠가 "어, 저기 새끼 있다!" 하셔서 보니
"응, 우리 새끼 맞다냥."
너희들은 누구니?
(보리) "내 새끼들이다옹."
"뭐냥, 아가들 어디 갔냥?"
"엄마아옹~"
"자꾸 불 번쩍거리는 저거 뭐냥?"
"걱정 마, 그냥 급식기야."
(오른쪽 새끼) "나도 올라갈까냥?"
(낑낑)
잘 먹길래 집에 가서 캔을 더 가지고 내려왔더니
건물 쪽에 다른 새끼도 있다.
(보리) "아가야 어디 가냥?"
얼른 새끼 보이는 쪽으로 왔더니
새끼 총 네 마리다!
그리고 보리가 내 앞으로 와서 새끼들을 지켰다.
"아옹 내 새끼들 밥 먹는 거 보기 좋구냥."
보리 새끼들을 처음 만났다.
새끼들이 보리에게 꼬리 세우고 와서 비비기도 하고
보리는 새끼들 먹는 거 쳐다보기만 하고 안 먹고
보리가 응석받이가 아닌 어미 고양이로 보인 건 오늘이 처음이다.
2009년엔 보리도 쟤들만 했었는데, 이젠 듬직하게 새끼들을 지키는 엄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