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이네2012. 8. 28. 15:55

 

 

사진은 발견 당시의 모습이예요.

 

마산에서 두 눈, 두 발이 없는 고양이를 기르시는 분께서

이 아이 사연을 접하시고

 

본인이 기르시는 고양이와 서로 의지하면 좋겠다며

임시 보호도 하시기로 하시면서

구조에 나서셔서

 

결국 구조되었답니다. 데리고 가셨대요.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이 병원비 신경쓰지 말라고 하셨다는데

그래도 치료비가 많이 나오면 모금을 진행하는 게 옳지 않을까 생각해요.

 

기쁜 소식이라 두서없지만 간단하게나마 올려봅니다.

 

 

 

 

 

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2. 8. 28. 08:49

 

아로님이 오늘도 1등.

"급식기 너 지각."

 

미안, 언니 이제 일찍 못 일어나겠어.

 

 

 

 

 

구석에 와서 밥상 차리니 아로는 깊숙히 자리를 잡았다.

 

"내일 태풍이 와도

나는 오늘 하나의 캔을 먹겠다."

 

...뭔 소리래?

 

 

 

 

 

그런데, 경비아저씨가 지나가시자 아로가 기겁을 하면서 도망을 갔다.

내 손도 치고 지나가서 어? 하는 소리를 냈더니

경비아저씨께서 대범이 옆에서 캔 흔들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뭐 하냐 (캐)물으셨다.

 

"고양이 밥 좀 줘요(^^;)."-달리 거짓말 할 수도 없는 상황.

"고양이 좀 그르지 마소! 쓰레기봉투 쥐어 뜯어놔서 나는 보믄 패부래!"

"밥 주면 배불러서 안 그래요~^^"

 

아아...흑흑......아로야 너도 맞은 적 있니?

 

그러는데 보리도 왔다.

"욕은 언니 니가 먹는 거잖냥.

나는 캔 먹음 되고옹."

 

 

 

 

 

보리 넌 요즘 엘라이신 과다복용이다.

"내 사정이다냥."

 

 

 

 

 

대범이는 분위기 파악을 했는지

어째 오늘은 군소리가 별로 없다.

"먹을 땐 집중해야하잖냐옹."

 

 

 

 

 

대범아, 그럼 캔 안쪽도 깔끔하게 좀.

"친절한 대범씨 아니면 캔도 깔끔하게 못하냥?"

 

고마워.

 

 

 

 

 

여기 좋은데, 좁고 나무에 가려지고.

아저씨가 밥그릇 치우시려나?

일단 오늘 밥은 그냥 두고 왔다.

 

경비아저씨 울 아부지 이 동 대표예요(ㅋㅋ). 좀 봐 주세요~

 

 

 

 

 

Posted by 오온이
대범이네2012. 8. 27. 08:38

 

오늘의 주인공은 또 대범이.

 

나가니 이렇게 달려오며 반긴다.

"내 꼬리 봐라냥! 반갑다냥~"

 

 

 

 

 

아로, 노랑이까지 밥 다 먹고

대범이는 또 슬슬...

 

 

 

"언니야, 긁으라고오오오!! 나 빨리 긁으라고옹!"

 

뒹굴고, 나한테도 다가오고

냐옹거리며 자기 긁으라고 난리가 났다.

고민하다가, 우선 집에 있는 머리빗이라도 가져와서 빗어줘야 겠다 싶었다.

 

 

 

 

 

빗 가지고 왔더니

"또 반겨 준다냥. 나는 마음 좋은 냐옹이."

 

 

 

 

 

그러면서 길에 벌러덩.

 

 

 

 

"어으~시원하구냐옹."

 

나는 숨 안 쉬려고 했으나...기침이 났다.

 

 

 

 

 

그리고 나도 들어가서 아침 먹어야 하니 정리를 해야지.

대범이 식당 자리로 더 좋은 구석자리를 발견해서

그쪽으로 밥그릇을 옮겨 놓으니 따라와서 감시를 한다.

 

대범아, 이거 누구 털일까?

 

"글쎄? 난 모르겠다옹."

 

외면하기는!

 

 

 

 

 

오늘 우산 식당 앞에 대범이와 꼭 같은 무늬의 어린 고양이가

차에 치인 듯한 모습으로 죽어 있었다.

이른 시간인데도 차는 심심찮게 지나다니며 다들 고양이를 피해 가고

경비 아저씨께 부탁드려 어서 수습하고 싶었지만 경비실 문은 닫겨있었다.

다른 동 아저씨들이 청소하러 나오시는 걸 보니 아마 거기도 금방 나오시겠지.

처음엔 멀찍이 서 있다가, 가까이 다가갔다가,

뭘로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겁도 나고 슬프고,

그렇게 서 있다가 아가야 좋은 곳으로 가라고,

너는 좋은 고양이였다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돌아왔다.

 

 

 

 

 

그러고 아로, 대범이에게 왔는데

대범이가 오늘따라 더욱 응석을 부렸다.

내가 집으로 돌아올 때는 냐옹거리며 졸졸 따라왔었다.

어느 순간 앉아서 더 따라오지는 않았지만

내 마음은 길에 어린애를 떼 놓고 오는 것 같았다.

 

 

 

 

 

 

Posted by 오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