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다섯 시,
보리와 큰냐옹이가 냐옹거렸다.
잠이 달았던지라 버티다가 결국 일어나보니 밥이 없네!
얼른 사료부터 대령했다.
"와구와구. 며칠 굶은 고양이라 생각해라냥."
맛있게 먹는 것까진 좋았는데,
내가 닭고기 꺼내는 거 보고 흥분한 보리가 지 밥그릇을 뒤엎고 말았다.
"언니 나 고기 더! 나는 많이!"
하이고, 그래. 그런데 언니 아침부터 청소하게 생겼다야.
그런데 우리 젠틀한 큰냐옹이,
자기 몫의 고기를 먹고 나서는 바닥에 떨어진 사료를 주워 먹기 시작했다.
(보리) "나는 집 안에 뭐 있나 봐야지!"
쓸어버릴까, 잠시 고민했지만 나도 며칠 전에 바닥에 처박은 고로케 먹고 잘 살아있으니까...하며 뒀다. -_-;
보리, 뭐 더 줄까봐 들어와서 동태 살피다가 멀쩡한 큰냐옹이 밥그릇에 고개를 박고 있다.
큰냐옹이는 한 알씩 먹고 있는 중.
(보리) "이게 뭐 별 거냥? 놔두면 급식기가 다 치워~"
(보리) "그치? 그렇잖아."
(큰냐옹이) "그런가? 내가 괜한 짓을 했나?"
큰냐옹아, 아니야. 고마워. 내가 고맙다 하고 있었잖아.
여튼 큰냐옹이는 딱 일어나 갔다.
보리는 가는 큰냐옹이를 슥 쳐다보고는
"가네, 진짜. 뭐 만날 저렇게 먹다 딱 일어서냥."
그래, 너는 더 먹고 더 눕고 더 놀지.
큰냐옹이도 갔는데 정리 좀 하자, 하며 치우고 지 밥그릇만 남겼다.
그랬더니 암냠 좀 하고
"밥 먹고 금방 움직이면 건강에 안 좋아."
그 배는 건강에 좋은 거고?
아침이 다 됐다. 날이 완전히 밝았으니.
보리, 갈 거야?
"아니, 나 더 있다가~"
그래. 자전거 밑에서 더 쉬던지 해.
언니도 오늘 하루 시작하러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