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범이를 세 번이나 만났다.
아침에 대범아~부르니 달려오는 대범이.
와 줄 땐 보통 이런 식으로 달려온다.
"언니 나왔냥~"
그리고 반갑다고 뱅글뱅글 돌며 인사를 해 준다.
"언니 옷에 뭐 안 묻히면 서운하잖냥."
응, 그리고 외투에 묻은 저 허연 건 닭고기 국물이지.
언니 갈 거니까 밥 먹어.
"치...(터덜터덜)."
그리고 늦은 오후.
"그거 꺼냈냥?"
디딘 것은 내 다리.
눈길이 향한 것은 당연히 지 간식. (윗 사진 오른쪽 파란 봉투.)
조금 주다 깽이도 같이 먹으라고 밥그릇에 줬더니
둘이 열심히 먹었다.
"남은 사료는 걍 남겨두겠다옹."
그리고 방금 전,
저녁에 10년 전 가격이라나 여튼 싸다는 돼지고기를 삶아서
냥님들도 맛 좀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다.
대범이 또 일등.
'아...배 별로 안 고픈데......'
천천히, 꼭꼭 씹어 먹었다.
'너네 가족의 성의를 봐서 먹어준다냥.'
저도 달라고 야옹야옹거린 녀석도 있구만.
얘도 몇 조각 먹었다.
조금 남았는데 그 정도야 금방 누군가 와서 먹을 거다.
오후에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께서 대범이 포함해서 아파트 고양이들 얘기를 좀 해주셨는데
(쟤는 어디 있었고 어떻게 생긴 애는 저기 있다 여기로 옮겼고 뭐 그런 것들)
밥그릇은 정식으로 인정을 받은 것 같아 기뻤지만 (아 이건 정말!!)
괜히 고양이들에게 미안해서 마음이 무겁다.
대범이는 지금 배가 무겁겠지.
그럼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