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인공은 또 대범이.
나가니 이렇게 달려오며 반긴다.
"내 꼬리 봐라냥! 반갑다냥~"
아로, 노랑이까지 밥 다 먹고
대범이는 또 슬슬...
"언니야, 긁으라고오오오!! 나 빨리 긁으라고옹!"
뒹굴고, 나한테도 다가오고
냐옹거리며 자기 긁으라고 난리가 났다.
고민하다가, 우선 집에 있는 머리빗이라도 가져와서 빗어줘야 겠다 싶었다.
빗 가지고 왔더니
"또 반겨 준다냥. 나는 마음 좋은 냐옹이."
그러면서 길에 벌러덩.
"어으~시원하구냐옹."
나는 숨 안 쉬려고 했으나...기침이 났다.
그리고 나도 들어가서 아침 먹어야 하니 정리를 해야지.
대범이 식당 자리로 더 좋은 구석자리를 발견해서
그쪽으로 밥그릇을 옮겨 놓으니 따라와서 감시를 한다.
대범아, 이거 누구 털일까?
"글쎄? 난 모르겠다옹."
외면하기는!
오늘 우산 식당 앞에 대범이와 꼭 같은 무늬의 어린 고양이가
차에 치인 듯한 모습으로 죽어 있었다.
이른 시간인데도 차는 심심찮게 지나다니며 다들 고양이를 피해 가고
경비 아저씨께 부탁드려 어서 수습하고 싶었지만 경비실 문은 닫겨있었다.
다른 동 아저씨들이 청소하러 나오시는 걸 보니 아마 거기도 금방 나오시겠지.
처음엔 멀찍이 서 있다가, 가까이 다가갔다가,
뭘로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겁도 나고 슬프고,
그렇게 서 있다가 아가야 좋은 곳으로 가라고,
너는 좋은 고양이였다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돌아왔다.
그러고 아로, 대범이에게 왔는데
대범이가 오늘따라 더욱 응석을 부렸다.
내가 집으로 돌아올 때는 냐옹거리며 졸졸 따라왔었다.
어느 순간 앉아서 더 따라오지는 않았지만
내 마음은 길에 어린애를 떼 놓고 오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