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가 이렇게 집중하는 것은?
내가 닭고기를 찢고 있었기 때문.
'당연히 고기부터 먹는다냥!'
(그런데 보리 날씬해보인다!)
'고기는 꺼내서 먹어야지~'
응, 그래야지. 그래야 언니나 엄마가 바닥 청소도 하고
그래야 언니나 엄마가 귀찮고 좋지.
아, 식탁이냐고 하는 건 이것.
물그릇으로 쓰는 뚝배기 위에 두부 그릇을 꽂아 보았다.
식탁처럼 높이가 좀 있는 그릇이
소화기관이 약한 녀석들에게는 구토를 줄여 준다는 걸
최근에 들어서 한번쯤은 시도해 보고 싶었다.
보리가 어릴 적에는 토한 적이 몇 번 있었기 때문에......
묵직해서 움직이지도 않고 나는 마음에 드는데, 보리님은?
'덜 숙이고 먹긴 한다냥.'
딱히 편한 건지는......
여튼 그래봤자 뚝배기는 하나뿐이라 물 먹을 땐 다시 숙여서 먹어야 한다.
+남들 얘기 들으면 사고 싶은 게 자꾸 늘지만,
그 돈으로 다른 아이들 먹을 거 사 주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꾹꾹 참는다.
하지만 한번씩 내가 너무 옹색하게 해 주면서 사진까지 찍어 올리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안 하는 게 내 정신 건강에 이롭지...하며 억지로 안 하려 하지만.
보리가 토했던 건 2년도 넘었는데, 그땐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강아지가 토했을 때도 놀라서 병원 갔더니 의외로 의사선생님께서 아주 담담하게
"잘 놀아요? 그럼 괜찮으니 조금 더 두고 보세요." 하셨던 걸 떠올리며
보리도 괜찮아야 할 텐데...하기만 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때의 강아지도, 보리도 다른 탈은 없이 건강하게 잘 컸다.
그래도 '토하는 아이들이 식탁에서 먹으니 훨씬 덜 토하더라~' 하는 글을 보니
보리 생각부터 나긴 했다.
보리여사, 요즘은 속 편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