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창 밖에서 사료 오도독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심한 잠탱이인 내가 그 소리에 깬 건 참 신기하지만 냐옹님이 와 계심은 알 수 있었다!
보리님이시군요~
아, 근데 내가 일찍 잠들어버린 탓에 식구 누군가 사료만 내놨다.
"언니, 나 정말 춥고 배고프고 목마른 고양이 같지 않냐옹?"
"전혀 아닌 것 같은데. 털은 어디서 좀 적셨구나."
그러다 내가 문 열어놓고 화장실 갔다 오니 이 자세로 먹고 있다.
바깥을 보며 밥을 먹으리~
그러더니 들어와서 물도 마신다.
"응,응. 많이 마셔 보리야. 물 안 내놔서 미안해.
언니네 왔을 때 깨끗한 물 많이 마시는 거 좋아!"
염분은 많이 섭취하고 수분은 적게 섭취해서
고생하고, 또 일찍 죽는 길고양이들이 그렇게 많다는데
보리가 내가 설거지 한 그릇에 담긴 맑은 물 마실 때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고양이도 저렇게 꼭 물을 마시는데, 맑은 물 먹기 어려운 바깥을 생각하면......
우리 아파트 고양이들은 식수 펑펑 뿜어지는 약수터에 가서 물 좀 많이 마셨으면 좋겠다.
그런데 식사 동선이 좀 길긴 하다.
저렇게 물 마시다 다시 사료 먹고, 다시 물 마시고를
왔다갔다 하면서 반복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