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아버지와 나를 불러낸 보리.
문 앞에 사료도, 물도 다 있는데 기어이, 기어이! 니들이 나와보란다.
"불러낸 이유는, 내가 집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지!"
들어오다가 내가 쭈그려 앉아 있으니 문지방에 앞발을 올리고 앉아서 쳐다본다.
나보고 집안으로 들어가라고 말하는 듯.
"더 들어가라니까."
그래서 들어왔는데 계속 뭔가 더 원하고 있다.
보리야, 언니는 니가 원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는데? 밥?
그릇을 안에 들여주니 조금 먹는다.
"아, 계속 휴대폰 들고 코 앞에서 사진 찍고 있어!"
이제서야 난 감을 잡았다!
보리 집 안에 들어오고 싶구나~
조심스럽게 들어오심.
'그렇다고 내가 이 집에 큰 관심이 있는 건 아니야.'
슬슬 걸어오다가
나랑 눈 딱 마주쳤다.
"관심 있는 거 아니라니까!"
관심 없는 척 돌아앉는다.
그래도 말은 "어머, 보리가 우리 집 지켜주는 거야?"
안에도 들어오고 싶고, 바깥은 봐야겠고.
아이구 보리야~
저러고 한참을 있다 갔다.
언니 몸살나서 아프니까 제발 문 닫자면서 현관문 쪽으로 갔더니 눈 똑바로 쳐다보면서 싫다는 냐옹!냐옹!을 하는데 참......
몸이 떨리지만 않았으면 더 놔뒀을 텐데 도저히 안되겠더라.
그래서 그만하면 오래 놀았으니 이제 그만 언니는 자야겠다고 미안하다 말하고 문을 닫았다.
문 닫으면서 보니 현관 앞에서 원래의 동그란 착한 눈을 하고 있는 보리.
오늘 오면 삐쳐서 밥만 먹고 갈지, 아니면 또 놀다 갈지 궁금해진다.
확실한 건 보리가 뒤끝이 있는 고양이는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