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페이스 고등어녀석을 발견한 이후,
오늘 저녁 내내 가슴이 벌렁거리고 있다.
보리나 큰냐옹이, 노랑이 때는 안 그랬는데
아로부터는 아주 급하게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정신이 없다.
또 아침 저녁으로, 혹은 하루 한 번이라도 계속 내줘야 하나 고민도 되고.....
요 며칠은 날 좋으니 내 눈에도 띄는 쥐 좀 잡아 먹으라고 사료 안 주는 날도 있었는데
그랬더니 현관 앞에 내놓는 사료가 조금 더 주는 것 같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아로가 어제 쓰레기장 근처에 있었던 터라
......
제정신이 아니라서 평소보다도 더 횡설수설하게 된다.
나도 살아야 하는데, 오늘처럼 녀석들 뒤치닥거리 할 순 없는데......
역시 평소처럼 빨리, 여기 조금, 저기 조금 그렇게 밥 빨리 부어주고 돌아서야 할 거다.
그리고 건너는 날도 있고(지금보다 많아야 하는 거 아닐까, 아님 더 자주 줘야하나.),
비 오거나 앞으로 추워지면 부지런히 내놓고.
추워지면 캔이랑 사료랑 물에 팅팅 불려서 주면 수분 섭취가 좀 늘어서 나으려나,
맛 없어서 안 먹으려나, 고민이 줄을 잇는다만, 그때가서 어떻게 하게 되겠지.
차라리 다들 보리랑 큰냐옹이처럼 집에 와서 밥이랑 물 먹고 갔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오늘처럼 많이 든 날이 없었다.
+냥이네 들어가서 길냥이 밥 주기에 관한 글 다시 읽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우리 서로 간격을 유지하자. 그래야 오래 갈 수 있어.
제발 화단에 있는 쥐 잡아 먹으렴. 제발 너희 잘 돌아다니는 뒷산에서 사냥하렴.
쓰레기통을 뒤지는 한이 있어도 사람에게 다 맡겨버리는 행동은 하지 마.
나는 지금보다도 더 띄엄띄엄, 엉뚱한 장소에, 그렇게 내 놓을게. (그러기가 쉽진 않겠지만)
내 감정과 얕은 오만함으로 너를 망치지 않으려 노력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