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달래기로, 어렵게 생각하지 않기로, 이렇게 쓰니 말은 참 쉽지만 그 마음조차 먹어지지 않던 며칠을 보내고,
결국 오늘은 일단 마음을 편히 먹자, 하고는
동생과 외식을 했다. (?!!)
요즘 우리 남매의 먹성은 가히 대단한지라
오늘은 아예 돈 쓸 각오를 하고 나가서 깐풍기 큰 것, 짬뽕, 짜장면 곱배기를 주문해서
둘이 다 먹었다. -_-
(먹고 바로 마트 들어가 아이스크림도 하나씩 물고 과자 사들고 빵집가서 빵도 사 왔음.
난 지금 먹고 있음. -_-)
둘이 자취한지 10개월이 넘어섰는데, 함께 외식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주로 (결과적으로 맛이 없는 ㅠㅠ) 요리를 해 먹었고, 배달 음식은 세 번 먹었다. 그나마도 다 올해. 작년엔 아예 없었던 것 같다.
돈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과 쉽게만 사는 버릇을 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으로
고독한 바깥을 빈 속으로 돌아다니다 집에 돌아오면 그때부터 눈 감는 순간까지 혼자 먹고 잠들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식비를 많이 썼다.)
마음의 허전함을 위장의 부대낌으로 채울 순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할 수 있는 건 먹는 거였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의미라기보다, 변화, 위로, 포상, 사치, 기념 등의 뜻이었다.
그리고 꽤 성공적이다.
삶의 태도를 풍요, 쾌락, 사치를 제대로 균형을 맞추고 싶다.
엉뚱한 방향을 향하고, 헤매고, 뒤죽박죽에, 억눌리면서도 엉뚱하게 에너지를 쓰고...
그것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나는 과감히 이번 주는 생각을 비우고 확 쉬기로 했다.
괴로운 생각, 찔끔찔끔인 실행,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다.
나는 과연 완전히 머리를 비우고 쉴 수 있을까?
아름다웠던 이품 깐풍기의 자태. 정말 속이 촉촉했다.
사진은 몇 개 먹고 찍은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