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대범아 아로야 아무리 불러봐도 아무도 없어서 결국은 발걸음을 돌리는데
아주 작게 내 귀를 스친 "끼야..."
대범이? 봄이? 봄아~아로~~깽이야?
......
"끼야앙~"
어딨니~어디있어~하며 찾아 다녔더니
대범깽이가 여기 있었다.
내가 부르는 걸 한참을 들었을 거고
지가 처음 대답하고 나서 내가 또 부르고 다시 대답하고 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으니
녀석으로서는 참 대단한 용기를 낸 거다.
처음으로 혼자서 나를 불러낸 거다!
"나 여기 혼자있다냐호홍......"
깽아, 엄마는? 깽이 어쩌다 혼자 있어?
"몰라아옹. 난 불쌍한 아깽이야옹."
대범이가 왜 종일 안 보일까,
깽이를 벌써 독립시켰나? 설마?
그럼 대범이는 어디로 갔지?
상자를 다 치워버려서 대범이가 혼자 이사를 간 건 아니겠지?
설마, 설마 대범이가 잘못되기라도 한 건 아니겠지?
갑자기 마구 걱정이 되면서 집에 올라와 아버지께
"아빠, 혹시 어제 오늘 대범이 보셨어요?" 했더니
"어, 아까 우리 동 앞에서 노란 놈 둘 하고 막 뛰어다니면서 놀더라.
대범이 그게 이젠 대장노릇하는 것 같던데."
!!!!!!!!!!
안. 심.
그리고 오늘 아침에 만난
새끼 놔두고 혼자 놀러다니면서 잘난 척 하는 날라리 아줌마 대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