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보리의 아주 보드라운 목소리가 들렸다.
나갔더니
이쪽 보고 "냐옹~"
저쪽 보고 "냐옹~"
사료 있는데 언니 왜 또 불렀어? 가다랑어포 좀 섞어 줄까?
잃어버리면 아까울 저 뚝배기를 내놓다니! 이런 실수를! 하면서
팥빙수 포장용기에다 사료와 가다랑어포를 담아 줬더니
이번엔 나를 보고 "냐옹~"
"내가 원하는 건 사료가 아니다냥~난 지금 목소리 자랑한다냥~"
그러더니 또 철퍼덕.
그런데 오늘따라 보리가 섹시해 보이네?
(게슴츠레) "나 한가한 고양이다냐~~~오~~~~~ㅇ"
(목 부분 흰 털, 정말 예쁘다고 생각하는 건 나뿐인가?)
그리고 내가 배워야 할 것 같은(하지만 배울 수 없을 것 같은) 교태.
눈 감고도 꼬리를 치다니!
난 눈 뜨고도 지나가는 남자들 멀뚱멀뚱 보기만 하는데......
"아이잉~"
자꾸 새끼 낳으면 또 진지하게 수술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