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이네2013. 6. 12. 10:08

아버지는 담배, 어머니는 캔, 나는 닭고기와 휴대폰을 들고 나섰다.

대범아~

'아, 아줌마는 손에 캔을 들고 있고 언니는 닭가슴살을 들고 있다니.

누구에게 더 애교를 떨어야 하지?'

 

몸은 엄마께 대고 눈은 내 손을 향해 있다.

 

 

 

 

 

하지만 울 아부지의 한 수.

"여보, 캔 나 줘 봐."

저 쪽으로 들고가서 캔 손잡이 소리를 딸깍딸깍 내자

"저기다! 아저씨이이이~♡"

수리도 나타나서 엄마와 나를 가차없이 버리고 떠났다.

 

 

 

 

 

무작정 캔 소리를 내고, 대범이가 (아빠 표현으로) 아양을 떨자 일단 캔을 따셨다.

'눈빛 공격을 하는 거야. 도저히 날 안 줄 수가 없지.'

 

 

 

 

 

 

시간이 시간인지라 아깽이들은 다 자는 것 같길래

대범이와 수리만 먹였다.

그랬더니 다 먹고는 단장을 한다. 

 

 

 

 

 

 

그리고 안 좋은(?) 소식이 있다.

아빠께 달려갈 때 수리가 나오는데

이상하게 배가 날씬해져서 불안했는데

"내 찌찌 보여?"

응.

수리 엄마 됐구나.

대범이는 할머니 됐구나.

태어난지 일 년도 안 된 수리가 엄마가 됐구나.

그래서 요즘 앞베란다 밑에 안 있고 이 구석에 숨어 있었구나.

우리 수리 건강한 거지? 아가들도 괜찮고? 이모가 너무 미안해.

 

 

새삼스레 충격 좀 받았다. 부끄럽다......

 

 

 

 

 

Posted by 오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