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서 아로를 데리고 오는데
아로 말고도 고양이들이 합창을 한다.
큰냐옹아, 너 왜 또 여기 있어?
맨 왼쪽 대범이, 차 뒤쪽 큰냐옹이, 차 앞바퀴 아래 사료 안쪽 아로.
(큰냐옹이) "어쭈, 난 안 주냐옹?"
큰냐옹아, 너 먹을 건 뒤에 좀 놔뒀어.
그리고 집에서는 먹다 남겨놓고 갔으면서
왜 여기서 이래?
개의치 않고 부지런히 잘도 먹는 대범이!
웬일일까, 녀석이 한 컵 가까이 되는 양을 오늘은 다 먹었다.
"잘 커야 하니까옹!"
큰냐옹이는 아로 밥에 미련을 갖고 있다.
(아로) "내 밥이다냥!"
오늘 사료를 너무 적게 갖고 왔나, 싶어
얼른 집에 다녀왔더니
차 밑에서 들리는 목소리가...응?
"보리랑 큰냐옹이 여깄다냥~"
허걱.
보리공주님, 여기도 접수하셨어요?
"냥."
뒷길에 아로야, 아로 밥 먹자, 아로야, 대범아, 불러도 없어서
아로랑 대범이도 한 컵씩은 먹었으니 배도 부를 테고,
이제 자러 갔겠지, 애써 맘을 달래며
차 밑에 있던 사료 그릇(?)을 작은 처마 아래로 옮겼더니
"큰냐옹이는 더 드셔야겠다냥. 난 너무 말랐다냥."
맞는데, 집 사료 남겨놓은 고양이는 누구더라?
보리는 어디 가?
"귀찮으니까 따라오지 마라옹! 사생활 있는 냥이다냥!"
그래놓고 다시 사료 있는데 가서 사료 점검을 하는 요따위 보리공주마마.
이제 아침마다 네 마리랑 전쟁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아로, 대범이를 아파트로 끌어들이는 게 문제가 아니라
보리, 큰냐옹이가 유세부리는 게 가장 문제가 아닐런지.
이젠 한번에 좀 넉넉히 가져가서
아로랑 대범이가 그 자리에서 배부르게 먹도록 해 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