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카페꼼마 내의 광고판을 보고 꺼내들었다.
단편소설집인데, 방금 첫 작품과 끝 작품을 읽었다.
끝 작품은 이 책 제목이기도 한 '디어 라이프 Dear Life'
자전적 이야기인가 본데, 읽고 뒤 해설을 보다가 울컥 눈물이 올라왔다. (눈물을 흘리며 운 것은 아니다.)
본문부터 그랬다.
-어머니의 마지막 순간에도 그리고 장례식에도 나는 집에 가지 않았다. 내게는 어린 자식이 둘 있었는데 벤쿠버에는 아이를 맡길 사람이 없었다. 우리는 거기까지 갈 경비가 없었고 내 남편은 의례적인 행동을 경멸했다. 하지만 그것이 왜 그의 탓이겠는가. 내 생각도 같았다.
사람들은 말한다. 어떤 일들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혹은 우리 자신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용서한다. 언제나 그런다.
이 소설의 끝부분이다.
중간에 어머니가 파킨슨병에 걸려서 화자에게 한 이야기 중에 정신이 온전치 않았던 이웃 할머니 얘기를 하던 중 그 할머니가 어떻게 되었는지 묻자
-"사람들이 데려갔지. " 어머니가 말했다. "그랬을 거야. 혼자 외롭게 죽지는 않았어."
하는 대목이 떠올라 더욱 울컥하고 말았다.
그리고 눈물까지 올라올 정도로 여기에 보탠 해설.
-'자갈'의 주인공은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도 언니가 물에 빠져 죽은 사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그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어한다. 주인공이 찾아간 심리상담가, 주인공의 애인, 과거에 그녀의 어머니와 동거한 닐이 그 기억에 대해 나름의 해석을 내놓지만 결국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기억은 여전히 정착하여 내려앉지 못하고 허공에 매달린 듯 주인공의 마음속에 매달려 있다.
......결국 먼로가 말하는 시간과 기억은, 그 시간과 기억이라는 것이 '지금의 당신'과 어떻게 충돌하는가이다.
내 기억, 내 시간, 그 모든 것들이 내가 보는 각도에서, 내가 의식하는 순간에 나에게 작용한다.
눈을 돌리면 다시 지금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는 자유를 꿈꾼다.
혹은 지금의 나와 너무 세게 충돌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