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지난 6월 20일의 대범이.
한창 더울 때라 얼굴이 날렵하다. 원래도 호리호리한 대범이가 더욱 날씬한 계절.
"여름인데 언니 너도 살 좀 빼라옹!"
무리데쓰. 더 찌고 있다...
그리고 그제 밤. (9월 5일)
얘 여기서 뭐하냐고?
사진 왼쪽 위에 보이는 게 냉장고 문이다.
현관에서 시간 때우고 있다가 엄마가 냉장고 문 여시니까 순간이동해서 냉장고 문 옆에 옴.
"언니야, 아줌마가 냉장고에서 나 뭐 꺼내줄까나? 고기겠지? 캔?"
미안한데 꿈 깨...마늘 찧어서 얼려둔 거 꺼낸 거야...
그녀는 현실을 쉽게 인정하진 못했다.
냉장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우리를 압박했다.
그렇다고 내가 그렇게까지 야박한 사람은 아니지, 하면서
이번에 한 상자씩 사 온 오리고기, 닭가슴살 하나씩 꺼내 줬다.
(원래도 싼 거 잘 사지만...이번 건 포장부터 싼 티가 났다. 양도 적고...
미안해 얘들아...ㅠㅠ)
유일하게 나를 보는 듯한 얼굴을 찍을 수 있었다.
다행히 반응은 좋음. 대범이는 오리고기 잘 먹는다.
그렇게 세 봉지를 뜯어 잡수시고도 미련이 남았는지
쉽게 떠나지 않고 저렇게 시간을 보냈다.
맨바닥에 대고 꾹꾹이를 하질 않나, 쓰다듬다 보니 배를 보여주질 않나,
이 동네 애교 우수묘 답게 친근감은 표시해줬다.
내가 바깥에서 안아보려다가 대범님께서 성질내셔서 무안당한 건 자랑하지 않겠다...
+그리고 수리가 쥐 잡아서 물고 다닌 건 자랑! (인증샷은 없지만. ㅠㅠ)
사진만 있었으면 엄청나게 자랑했을 텐데 정말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