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소식이지만
노란 아기가 어제 주차장 한 켠에서 누워 잠든 듯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대범이는 누운 아이 옆에 앉아 있었다고 한다.
"핥아 줬겠지." 엄마 말씀이다.
갓난 새끼일 때 비닐봉지에 넣어 쓰레기통에 버려졌다가,
대범이 양자로 지내며 젖 먹고 살아나 우리 엄마가 주시는 이유식도 먹고 크다가
정말 얼마 지내지 못하고 짧은 생을 마무리했다.
아주 활발했고, 대범이 친 새끼들보다도 서열이 높았으며,
우리 엄마 손가락을 멍이 들도록 물기도 했던 노란 아기.
안녕, 잘 가.
사진은 추석 때 찍은 것. 이때보다 훨씬 많이 컸다고 한다.
열심히 먹었던 만큼 배고픈 건 아니었겠지...
어제 종일 엄마 마음을 울적하게 했던 노란 아기 소식을 듣고
이런 저런 생각에 괴로워 산책을 나갔었다.
쓰레기 봉투 근처에서 삼색이 한 마리를 보고 근처 마트에 가서
커다란 캔 하나를 사 들고 다시 가니 고양이는 없었다.
냐옹아 냐옹아, 주변을 봐도 없길래 남아도는 비닐에 캔을 덜어놓고
다시 마트 쪽으로 오니 주차장에 다른 녀석 하나가 보였다.
냐옹아~부르니 쳐다보고 앉아 있다.
"왜? 캔 먹으라고?"
둘 데 없나, 하다가 벽 아래 큰 돌 위에 퍽퍽 덜어놓으니 얼른 와서 감시를 한다.
"먹으라고? 야, 니가 가야 내가 먹지."
알았어, 하고 자리를 피했다 돌아오니 고양이는 없고 캔은 아직 많이도 남아 있었다.
잘 있는 줄 알다가 갑자기 죽어있는 모습과 마주치는
부끄러움과 무력감, 알 수 없는 죄책감, 그리고 그것마저 부모에게 넘겼음까지 더해 괴로웠다.
그래도 괴로움은 남은 사람들의 것일 뿐이기를.
아가야, 천국에 가 있어 좋다든지 혹은 춥지 않은 계절에 축생을 보냈으니 다행이든지, 뭐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