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는 동네가 단수라, 집에서 버텨보려 하다가
결국은 아랫동네로 휴대폰과 지갑만 들고 이재민 신세가 되어 나왔다.
자정에도 물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싶어서
아예 한참 버틸 수 있는 장소를 생각하니
커피 값도 저렴한 편이고 (아메리카노 2900원), 24시 운영하는 커피숍이 떠올랐다.
그리고 여긴 외출냥이의 흔적이 있는 곳이다.
지난 번에 왔을 땐 못 만났는데 오늘은 만날 수 있었다.
하품하는 찰나에 찍혀 표정이 요상하게 나왔지만
무늬 뚜렷하고 깔끔하신 삼색이 맞으시다.
카페 안에도 사료에 물에 고양이 자리가 있고 바깥에도 캣타워와 집과 식당 뭐 여러가지가 있는데
목걸이도 하고 있는, 누가봐도 집사 있는 이 댁 고양이께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출타로 보내시는지...
나같은 뜨내기 손님과 오래 놀아주질 않았다.
나 얘랑 노는 게 오늘 소망이었는데...
밤이 깊어지니 손님들은 많이 드나든다.
고양이도 좀 많이 와서 눈요기라도 시켜주면 좋겠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