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사진부터.
"여기가 우리 집이다냥~"
뜨아아!!!
고양이 두 마리님께서 이 사진을 보시곤
저 그릇과 우산이 뭘까, 하시기에 그제서야 깜짝 놀라서 나가봤더니
구석으로 파고 들어가야 나오는 요런 공간이 있었다!
누군가 일부러 가져다 놓은 게 분명한 나무 깔판,
어떻게 고정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비 피할 우산,
그리고 아주 깨끗한 밥그릇과 물그릇!
맑은 물이 하룻밤은 충분히 마실 만큼 담겨있었고
밥그릇에는 사료 먹은 뒤의 약간의 기름기가 남아 있었다.
"너 주거침입하냥!"
옆에 그 아깽이도 놀고 있고,
내가 눈 인사를 하니 어미는 깜빡, 빨리 해서 내 인사를 받아 준 건지 모르겠지만
지난 번엔 카악 하기도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엔 그러진 않아서 그것만으로도 고마웠다.
그래서 나야 뭐,
이번엔 땅이 아니라 그릇에 사료 좀 채워주고,
몇 마디 한 뒤에 안냥안냥~손 흔들면서 나와서 내 갈 길 갔다.
지난 번에 이 앞에서 내가 얘들 밥 주려고 부르고 찾을 때
어떤 할아버지께서 웃으시면서 뭐 찾냐고 자꾸 물으셨는데
혹시 그분?
누군가 어미와 새끼 고양이를 위해 이렇게 해 주신 걸 보니
갑자기 우리 동네가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결론 : 우리 동네 좋은 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