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시 반 경, 내려가서 대범이를 찾아다녔다.
의외로 대범이를 만난 곳은 우리 동 건물 3호 라인 아래.
깜짝 놀랐다. 대범이가 달려나와주었다.
"언니~나 새끼 다 낳았다옹~"
아이구 우리 대범이! 얼마나 수고가 많았어! 고생했어!
새끼들이 꼬물거리고 있다.
우리 대범이 배 좀 볼까?
"뭐 이 정도야."
그래, 언니가 얼른 올라가서 먹을 거 갖고 올게.
그런데 기어이 따라왔다. 그것도 달려서.
"나 고생해서 배고파. 빨리 먹을 거 줘."
배고파서 왔겠지.
대범이 왔어요! 하면서 내가 가스렌지 불 켜는 사이 엄마가 급한대로 캔 하나 주셔서
그거 먹고는 맹물에 삶은 오리고기를 먹는다.
급해서 센 불에 물 조금 넣고 익혀서 얼음 타서 식혔더니 뜨겁지 않았다.
근데 물만 마심.
물만 급격히 줄고 있다.
심지어 금방 이렇게 됨.
저만큼 먹고 고개 들어 몸을 돌리기에
그래, 얼른 새끼들한테 가자. 해서 두부그릇에 고기 옮겨담아 들고 나섰다.
"언니, 뭐가 그리 급해?"
새끼들 기다리잖아.
"알았어. 빨리 간다옹."
내려와서도 먹길래 지수야, 너도 좀 먹어. 하고는 돌아서 올라 왔다.
(지수) "흥, 엄마 동생 낳았다고 주는 건 줄 안다옹."
모든 걱정은 내일로 미루고
지금은 무사히 새끼 낳고 심지어 뛰어다니는 대범이를 행복하게 볼 뿐!
+짐승은 짐승이다, 기집애.
오늘 오전까지 새끼 낳고 있던 녀석이 점심 때 뛰어다니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