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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8.21 아옹, 거기, 그래 거기! 8
대범이네2012. 8. 21. 07:08

 

시원해 하시는 대범님 사진 먼저 한 장.

"아옹옹, 언니 좀 더 긁어라옹. 아옹."

 

대범이는 빗 사서 긁어줘도 되지 않을까?

 

 

 

 

 

이른 새벽, 밖에서 고양이 소리가 나기에 얼른 나갔더니

고양이는 안 보이고 소리도 잠잠해져버렸다.

아로 있는 근처로 가서 아로야, 아로야, 하니

산에서 폴짝거리며 발랄하게 아로가 길로 나왔다.

 

이제 아로를 아파트 단지 안에서 밥 주는 습관을 들이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아로야, 가자, 여기는 이제 공사할 거래. 우리 저기 가서 밥 먹자.

자꾸 말을 걸며 따라오라 걸으니

아로가 냐옹거리며 잘도 재빠르게 따라왔다!

"밥 먹으러 가자는 거냥?"

 

 

 

 

 

이렇게 아로를 끌어들이기가 쉬울 줄이야!

"알겠다냥알겠다냥."

 

 

 

 

 

잘 따라 오다가 코너에서 멈칫한다.

"꼭 들어가야 하는 거냥?"

 

왜 그래. 너 여기 잘 오잖아. 아파트에서 밥 먹은 게 한두 번이야?

 

 

 

 

 

결국은 구석으로 불러들였다.

여기는 가까우면서도 의외로 사람들이 별로 신경 안 쓰는 장소 같아서.

 

근데 대범이도 왔다!

"급식기 있는 곳에 냐옹님들 있으시다냥."

 

 

 

 

 

아, 이렇게 아로와 대범이를 내가 원하는 곳에서 밥 주기가 쉽다니!

나는 행운아야!

 

 

 

 

 

그런데 대범이가 조금 먹다 말고 내 쪽, 조립식 건물 같은 것 입구에 올라온다.

-참고로 이 건물은 자율방범대 사무실인데 사람이 있지는 않다.-

그러더니 재떨이에 고인 물에 입을 댄다.

"급식기 너 오늘은 밥그릇도 없고 물그릇도 안 챙겨 왔다옹."

 

 

 

 

 

얼른 물그릇 들고 슬쩍 헹궈서 물 담아 왔더니

"어디 갔다 오는 거냥?"

 

 

 

 

 

물 갖고 왔어. 아로야 물 마셔.

"글쎄, 난 물 생각 별로......"

 

 

 

 

 

"응, 물?"

 

 

 

 

 

대범이는 잘 먹는다. 착한 대범이.

"난 물 좋아한다냥~

근데 너 물그릇 언제 납작한 걸로 바꿀 거냥?"

 

미안해, 담엔 바꿔올게.

 

 

 

 

 

"난 밥이 더 좋다냥."

 

 

 

 

 

그러더니 대범이가 가려운 건지 그루밍도 하고 뒹굴기도 한다.

 

 

 

 

 

 

 

아로는 다시 산 초입으로.

"난 여기가 더 편하다니까옹~"

 

아로야, 여기로 와,

아무리 불러도 차 밑에서 나오지도 않고

아파트 단지로 들어오는 건 도저히 안 되겠고.

 

 

 

 

 

대범이가 오히려 이리로 왔다. 사실 두어 걸음 거리.

"니들끼리 뭐하냐옹."

 

 

 

 

 

그러더니 시멘트 벽에 몸을 갖다대기에

긁어줄까? 하며 손을 갖다댔더니

 

"거기, 거기 좀 더 긁어라냥."

 

 

 

 

 

 

 

 

자세 바꿔가며 긁으라신다.

 

 

 

 

 

그러다 내가 아로야, 하며 아로한테 갔더니

컵에 약간 남은 사료에 머리가 들어간 녀석.

 

 

 

 

 

그래서 대범이 좀 부어주고,

아로도 결국 차 밑에 좀 부어주고.

 

또 둘이 나란히 조금씩 더 먹었다.

대범이는 지꺼 또 남겨놨음. -_-

 

 

 

 

 

Posted by 오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