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카페] 카페꼼마 2페이지/아이스아메리카노
길게 있을 곳을 원하기도 했고, 조금은 움직일 마음의 여유가 있는 주말이라
버스로 네 정거장이나 되는 홍대로 갔다.
(아이고 게으르고 좁게 사는 나란 인간...)
행선지는 카페꼼마 2페이지.
사람이 미어터지는 곳이지만, 또 사람 많아서 더 익명성이 보장되고, 시장바닥처럼 왁자지껄하진 않은 장점이 있다.
입 닿는 부분의 빨대 껍데기는 씌운 채로 꽂아주는 섬세함.
얼음은 작은 얼음, 큰 얼음이 섞여 있다.
어, 근데 원래 여기 커피 맛 되게 없었는데 나아졌다! 기분일까?
확장공사하면서 원두도 바꿨나?
확장공사를 해서 한 칸을 더 만든 곳은 이렇다.
기존 공간은 1층부터 복층 높이까지 쫙 다 책장이고 사다리로 올라가는 것과 달리
새로 늘린 공간은 복층 같은 구조다.
새 공간엔 기존 공간과 달리 만화가 많고, 자기계발, 경영 경제 등도 있었다. 한쪽으로는 원래 많았던 세계문학전집도 있는 듯 했고.
마치 비밀공간의 문처럼 회전한 듯 서 있는 책장이 보인다.
그 책장 너머 공간이 기존 공간.
휴일 오후에는 기존 공간이고 새 공간이고 자리 나면 앉기 바쁘다.
별 볼 일 없는 밖은 역시 홍대입구역 3번 출구. 동교동 삼거리다.
이 사진 찍을 때까지만 해도 마음에 여유가 있었는데
금요일에 한 일 한번 훑어나 보자, 하며 켜서 보다가 결국엔, 기어이, 오류를 발견하고
왜 이런가를 알아내고 확인하려고
국세청, 사회보험 사이트와 뉴스와 아직도 다 모르는 프로그램을 뒤지다보니 밤중이 됐고
내일 고객사에 사과하며 정정해야 할 것들을 무거운 마음으로 정리한 뒤
집에 와서 밤 열두 시에 저녁밥을 먹었다.
아무리 사람이 하는 일이고, 숙달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해도
(그렇게 말해주시는 분들과 일하는 건 엄청난 행운임을 알고 또 너무 감사하지만)
상대에게 신뢰를 쌓지 못하는 것 같아 너무 속상하고 답답하다.
그래도 이 시기 또한 지나가겠지.
그리고 최소한 이틀, 아니 그냥 이번주는 정신없이 바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