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이네

자다 깬 아기 고양이

오온이 2017. 9. 22. 00:28

동네 아기 냥이들이 자고 있기에 슬금슬금 다가가니

어느새 깨서 뛰쳐나오다 기지개에 하품까지 한다.

​"호...호구왔...하아암~"



아이구 우리 아깽이 깼어? 배 안고파? 

그랬더니 대답 대신 털썩 드러누워 뒹굴거리기나 한다.

"자다 깨서 배고프다는 건 아니고, 근데 안 고프다는 것도 아니고."


요래봬도 밥숟가락(인간에겐 티스푼이지만 고양이에겐 밥숟가락) 꼬박꼬박 다 받아먹고 

접시에 주면 접시에 올라타서 먹는 근성이 있다.



사진은 8월 말.

결론(?)부터 말하자면 얘를 포함한 형제 셋은 동네 어느 집에 입양되었다고 소문이 났다.

내 눈으로 확인하진 못했지만, 토요일 오전 세 시간 만에 갑자기 사라진 것, 아픈 데는 없었고 독립하기엔 이르고 시신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소문대로 입양되었기를 기대할 수도 있으리라.

앞으로도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그 가족과 잘 지내기를.

로드킬도, 추위, 더위도 없는 집에서 사랑받으며 그야말로 등 따시고 배부르게 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