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보고 2탄 - 대범이네 세 모녀
자, 드디어 냥님들 식사 시간이다~
대범아아아아아
......
하지만 다들 엄마에게만 집중!
아니, 엄마가 가지고 오신 밥에만 집중!
(수리) "아줌마, 웬일로 지수가 캔을 먹어요. 저 먹을 거 더 주시는 거죠?"
며칠이나 지수가 캔이며 고기며 전혀 먹지를 않는다며
엄마가 걱정을 하셨었다.
나도 이 사진 찍기 전날 밤에 도착해 집 근처에서 이미 대범이와 지수를 만났는데
정말 엄마가 다문 지수 입에 닭고기를 찔러 넣으려고 하면 고개 도리도리,
내가 장난감인 양 고기를 던져도 손으로 탁 치기만 하고 외면,
조금 이상하긴 했다.
그런데 오늘은 잘 먹는다.
그런데, 지수 머리 뒤로 노란 다리 누구?
"노랑군이요, 누나. 오느라 고생 많으셨겠어요."
노랑아, 잘 있었어?
노랑이 먹으라고 던져 준 거
우리 효녀 지수가 뺏어먹고 있다.
"아빠 혼자 먹으면 심심하잖냐옹?"
이것도 노랑군이 지수에게 양보해서
결국은 엄마가 조금 멀찍이 노랑군 먹을 거 따로 주셨다.
"전 괜찮아요, 누나.
아버지가 자식에게 양보하기 예사죠."
아이구 우리 노랑이. ㅠㅠ 설마 짱인 네가 서열 밀리는 건 아니쟈?
수리는 그새 다 드심.
"이모, 언제 왔어?"
야, 아까부터 계속 너 부르고 말하고 했거든?!
대범이도 엄마 손가락 핥아먹으며 마무리.
그리고 엄마는 건물 뒤로 가신다며 걸어나가자
고양이들 난리 났다.
사진이 심하게 흔들렸지만
수리와 지수가 날듯이 뛰어가는 모습은 보임.
그리고 나를 감동시킨 우리 대범이.
다들 엄마만 졸졸 따라다니는데
갑자기 대범이가 나를 뒤돌아보더니 (지수도 엄마 쪽을 쳐다보고 있다.)
나에게 왔다.
"언니이~"
울컥.
대범아, 언니 외로워보였어?
와 줘서 정말 고마워.
"또 나 아니면 언니 아무도 안 챙기잖냐옹."
이렇게 우리가 감동적인 상황을 즐기고 있는데
지수는 낙엽 담은 포대 위에 올라 앉더니
'흠......'
'여긴 좀 그렇고......'
순식간에 땅을 파고 응아를 누기 시작!
뭐 그리 많이 먹었다고 잘도 많이 누더니
(보시는 분 식사 중이셨다면 죄송합니다~)
"나 화장실은 깨끗이 치우는 고양이야~"
정말 빨리도 원상복귀 시켰다.
'킁킁, 냄새 안 나. 됐어.'
지수야, 깊이 묻어. 애들 만질라.
그리고 요건 지수가 그동안 밥을 잘 안 먹은 이유.
우리집 식당 바로 반대편에 또 밥그릇, 물그릇이 있다.
내가 발견하고 사진 찍으려 하니 괜히 와서 물 마시는 대범이.
이 밥그릇에서 열 걸음 쯤 될까말까 한 가까운 곳에도 밥그릇 있는데...
아마 이날은 누가 먼저 먹어버렸든지 해서 지수가 여기 밥을 안 먹고 우리 밥을 먹었나 보다.
이렇게 대범이네는 잘 지내고 있었다.
다음 이야기에도 대범이네 소식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