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이네
지수야, 안녕.
오온이
2014. 1. 16. 01:45
"이모, 이제 자주 못 본다고? 잘 가."
서울로 올라오던 날 차에 타기 직전에 찍은 사진이다.
몇 시간 전, 지수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어머니께 전해들었다.
싸우는 소리가 나고, 이틀간 보이지 않다가 찾았는데 입가에 피가 나고 있었다고 한다.
상처가 밖으로 많이 보이지는 않는데 맥을 못 추기에 일단 연고 바르고 항생제라도 먹이려 하니
먹지는 못하고 그릇에 고개를 박고 피를 많이 흘리며 갔다고 한다.
얼른 병원에 갔으면 살릴 수 있었을까,
아니, 그보다도 불임수술을 했으면 싸우지도 않고 살 수 있었을 것 같다.
지수라는 이름은 내가 지었다. 예전에 아래층 살던 아주 건강하고 활발하고 예쁘던 애의 이름이었다.
그 지수와의 연락은 끊겼지만 아마도 잘 지내고 있을 텐데,
우리 지수는 9개월을 살고 떠났다.
엄마와 서로 "그래도 사랑받았어, 잘 먹었었어, 마지막 수습도 다 해 줬으니 너무 슬퍼말자." 하며 위로했지만...
그리고 블로그에 기록하지 않고 넘어갈까 했지만 남긴다.
지수는 2013년 4월 9일에 태어나 2014년 1월 15일에 세상을 떠났다.
우리 엄마의 기도를 들으며 우리 부모님 손에 묻혔다.
지수야, 잘 가라. 천국이든 다음 생이든 있다면 꼭 더 행복하게 오래 살기를 바란다.
미안하다.
+지수는 나비를 잡을 수도 있던 멋진 새끼고양이였다.
분명 지수 손에 나비가 잡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