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범이 아깽이들 생일
대범이가 출산 중인 듯 하다.
삐약삐약 소리가 하도 크게 나서 들여다보니
분명, 새끼 고양이가 있다.
수리가 좀 불안한 듯 내 앞을 막아섰다.
"이모, 왜? 여기 암것두 없으니까 그냥 가~"
사진 찍는 것도 싫은 것 같았다.
천진난만한 지수는 이모가 먹을 거 들고 왔나, 싶기만 하고
수리는 계속 철벽 방어.
그런데 삐약삐약이 한 군데가 아니었기에
다른 소리도 찾아봤더니
(사진이 많이 흔들려 죄송합니다. 이른 시간이라 빛이 부족했던 듯 싶네요.)
나_대범이_새끼.jpg
너무나도 대범이 새끼가 확실한 녀석 하나가 큰 소리로 울고 있다.
눈도 안 뜬 녀석이 혼자서 움직이기도 한다.
나는 애가 타 죽겠고
휴대폰으로 고양이 출산이니 새끼니 검색하다가 옆을 돌아보니
빤히 날 보는 지수.
"이모, 나 동생 생긴 거야?"
응, 지수야. 엄마는 어디 있어?
지하실에도 내려갔지만 없고
대범아 대범아 불러봐도 안 보이고...
......우리 지수는 어려서 그런 거 모르는구나.
하지만 수리는 다르다.
역시 너무 심하게 흔들렸지만 새끼를 물고 옮기기도 했다.
그러다 반장님-우리 동 청소도 하심-을 뵀는데 말씀하시길
어젯밤 수리가 베란다 아래 화분 앞에 앉아 있고
대범이가 그 안쪽 이것저것 깔아놓은 곳에 있길래 뭐하냐, 하니
수리가 평소처럼 도망가질 않고 카악거렸단다.
그게 아마도 새끼 낳는 걸 지키고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고...
반장님과 내가 자꾸 쳐다보고 있으니 새끼들은 온 동네가 떠나가라 울어대고
수리는 우리 고개 돌리는 새 아깽이 물고 차 밑으로 숨고 또 옮기고
결국 1층 사는 사람이 베란다 문 열고 소리가 뭔가 보기에
사람이 다 없어져야 쟤들 되겠구나, 싶어 각자 갈 길을 갔다.
요러고 앉아 빤히 보는 지수를 섭섭케 할 순 없어
닭고기 들고 내려와서 수리랑 또 먹이기는 했고.
그 이후로는 베란다로 내다보며 혹시나 어느 고양이 왔다갔다 하는지만 신경쓰는 중이다.
오늘 오전에 다 낳을지, 대범이 상태는 괜찮은지 걱정되고 사실 정신이 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