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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 있게 살고 싶다.
오온이
2015. 12. 4. 15:25
갑자기 더 추워진 날씨도 한 몫 했을까, 싸늘한 몸과 마음이 간간이 타오르는 이유 모를 분노 끝에 더 얼어붙는 날들이다.
출, 퇴근 외에 하는 것은 두 가지, 어마어마하게 먹는 것과 자는 것. 그런데 자는 것은 지각을 감수하고 누워있다 집히는 옷만 입고 맨 얼굴로 나가더라도 평일엔 예닐곱 시간이다. 소화시키지도 못하게 먹고, 잠은 원하는대로 못 자고, 추우니 웅크러들기나 하고, 이래저래 몸이 고생이다.
단 한 번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점심시간을 또 그냥 보내는 게 억울해서 포털 창을 띄웠다가 장하성 교수의 새 책 출간과 관련된 인터뷰를 읽었다. 아니 다 읽기 시작하니 금세 공부가 하고 싶어진다. 제대로 된 공부, 언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도 책장을 넘기고 눈을 빛내며 뇌를 가동시키는 공부. 뜨거운 커피 한 잔 두고 푹신한 소파에 앉아 읽는 어려운 책도 얼마나 좋은가. 그런데 나는 모니터 앞에 바특 들어앉아 칸칸이 채워진 숫자만 들여다본다. 그리고는 가스비 아낀다며 보일러 꺼 둔 냉장고 같은 방에 들어가서 솥 가득 끓여둔 곡식을 퍼먹어대다 전기장판 켠 침대에 모로 누워 자고는 그 방을 나선다. 그렇게 지내고 있다. 밤이면 아침이 오지 않길 바라고, 아침엔 이게 아침이 아니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