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밥+꽁치+약범벅밥
이상한 조합 같기도 하지만...
게으른 내가 오늘 가지고 나간 밥.
이래 보여도 몇 시간 뒤에 가니 사료 한 알, 물방울 하나 없었다.
그리고 오늘 집 근처 카페에서 친구를 만나고 나오는 길,
친구가 발견한 쓰레기 더미를 뒤지던 턱시도 냥이.
가까이 다가가자 차 밑에 숨었다.
"냐옹이 없~다냥!"
피식, 난 보인다냥.
다행히 바로 앞에 수퍼가 있어서 냥님 취향에 맞으실지 모르지만...
꽁치 캔을 하나 사서 몇 덩이 내놨는데 선뜻 차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그래서 다른 쪽에 캔 째로 놔둬 봄.
"아오 이걸 나가서 넘어뜨려 먹어, 말어."
한 덩이 꺼내 주자 사진 찍을 새도 없이 낚아 채 가버렸다.
그럴 줄 알았다냥~키키.
와서 남아 있는 것도 꼭 먹어!
차가운 도시 여자(하지만 내 고양이에겐 따뜻하겠지)답게
한 손엔 테이크 아웃 커피잔을,
한 손엔 딴 꽁치 통조림-_-을 들고 집 근처에 오니
아로님이 계시었다.
"니가 밥 갖고 온단 직감이 와~"
아로님 두 덩이만 드십시오. 한 덩이는 저 언덕에다 두고 와야겠습니다.
갔다왔더니
"아로 아니라서 놀랐냐옹?"
......아까 얼음밥 네가 먹은 거 아니야?
'얼음밥이뭐냥굶어죽을뻔한고양이여깄다냥'
설마 네가 얼음밥을 안 먹었다고?
"(낼름)꽁치 맛 좋네! 뼈는 내가 잘 발라내니까 걱정 마!"
그리고 집에 와서 샤워하고 거실에 앉았더니
밖에 사료랑 물 가득 놔두고 불쌍한 소리 내시는 보리님.
"당연히 캔과 약을 범벅해서 내놓는 정성을 보여야 하는 거 아니냥!"
요즘 살 빠져서 얼굴 작아졌다고 울 어무이에게 동정표를 얻은 상태.
"말라죽네! 이 집은 고양이를 말려 죽여!"
야!!!!!!!!!!!!!!!!!!!!!!!!!!!!!!!!!!!!!!!!!!!!!!!!!!!!!!!
더위가 심한데 그래도 다들 잘 다녀줘서 고맙다.
......
그래도 새벽에는 난 잘 거다. 냐옹거리든 말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