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이네
안녕, 아깽아.
오온이
2013. 5. 22. 18:13
이 예쁜 아기가 죽어있는 걸 오늘 알았다.
엄마와 동생이 발견했고,
수습한다고 준비하러 올라왔길래
나도 내려가서 마지막 인사를 같이 했다.
이틀 전에 발랄하게 노는 걸 봤는데
오늘 이렇게 인사하게 될 줄은 몰랐다.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아깽아, 안녕.
좋은 곳으로 가. 안녕.
+
아깽이는-아직도 이름을 따로 지어주지 않아서 하얀 발 분홍 코 걔, 그러던 아깽이는-
일 년 중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운 4월 초에 태어나서 5월 중순에 갔다.
발견했을 때 몸은 전체적으로 깨끗했고, 입은 살짝 벌어져서 아랫니가 보였다.
눈꼽이 끼었던 게 큰 병의 증상이었을까?
장난도 잘 치고 빠릿빠릿해보였기에 걱정을 하지 않았고
죽고 나서도 엄청나게 말랐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고 보통의(내가 '보통'을 아는지는 모르지만) 몸 두께로 보였다.
대범이와 수리는 여전히 애교도 잘 떨고 잘 먹는다.
보리 새끼들도 눈에 띄는 건 몇 안 되니 다들 어떻게든 갔겠지.
막연히 짐작하는 것과 역시 눈 앞에 보는 것은 느낌이 달라서 오늘은 더 생각이 어지럽다.
죄 없이 죽은 영혼은 며칠도 되기 전에 다시 태어난다는 말을 자꾸만 되새기고 있다.
어찌됐든 고통은 없는 거니까. 어쨌든 이젠 괜찮겠지.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