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와 대범이의 신경전
그나마 간단히 말하자면
평소처럼 아로가 먼저 밥을 먹었다.
그리고 내가 아깽이들네 사료 갖다주고 오고
물 새로 떠오고 했더니
대범이 오심.
그런데 아로가 대범이가 밥 먹는 꼴을 그냥 놔둘 리 없음.
(아로) "내가 뭐 어쩌는 건 아니잖냐옹~."
"그냥 곁에 있고 눈빛 좀 쏘는 것 뿐이잖냐옹~."
그러면서 은근히 위협을 한다.
대범이 귀 접히고 소리 계속 내고 난리 남.
아로야, 아로도 밥 먹었잖아.
대범이도 밥 좀 먹게 두고 우리는 우리끼리 놀까?
"급식기 넌 빠져라옹."
대범이는 계속 소리내고 난리가 나서
만졌더니 그나마 마징가 귀는 원상복귀되고
소리도 덜 냈다.
그러다가 화물차 주인 아저씨 오시니까 또 깜짝.
아저씨가 말을 거셔서 대화를 나눴다.
(이틀 연속 낯선 분과의 고양이 대화...;;)
"떠들지 말고 아로나 좀 쫓아라옹!"
물 좀 먹고
또 절벽 바로 앞으로 도망가서 아로 쪽으로 혼자 화내고 난리.
대범이가 하도 소리를 지르니 왠지 아로가 기죽는 것 같았다.
(오늘은 공평하려 노력했는데......)
"나는 갈 거야! 너네 계속 이렇게 싸울 거야?
대범이 왜 이렇게 신경질이야! 먹을 만큼 먹었네!"
그런데 아로가 나를 슬슬 따라오는 게 아닌가......
아아 아로야......
"나 억울해! 나 먹을 때 쟤가 나 못 먹게 기죽이잖아!"
아로에게 밥그릇을 따로 줘 보았다.
"배부르지만, 급식기 너의 정성을 봐서......"
지켜보는 대범이.
조금 용기를 내 대범이 근처로 장소 이동을 했다.
"이제는 좀 원래대로 도도해지겠다냥."
대범이도 난리는 그만하고 세수를 한다.
"이거 나 세수하라고 떠 놓은 물 아니냥?"
먹는 물이야! 방금 떠 오는 거 너 봤잖아!
'분홍 발바닥을 은근히 보여주면 급식기가 귀여워 어쩔 줄 모르겠지.'
아로가 기죽은 것 같아서 오늘은 귀여워 죽지는 않아.
(머리부터 발까지 다 만져댔지만.)
'내가 이긴 거네.'
+우산 식당의 입구.
다가가면
파고 들어가야 보이는 우산 식당.
냐옹님들은 오늘도 배가 부른지
사료를 참 많이도 남겨놓고
(대체 몇 마리가 먹기에 저리 많은 양이?)
모두 출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