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약 + 대범이도 경계심 많다
오늘 아침, 깽이 앞발이 어젯밤보다 좀 나았을까 어떨까 두근거리며 내려가니
대범이가 달려왔다.
건물 앞에서 밥을 주고
건물 뒤로 가서 깽아, 봄깽아, 하니
끼양끼양끼양 하길래 찾다보니 일광욕을 하고 있었다.
다가가니 숨는 척하는 귀요미.
"봄깽이 요기 있을까냥 없을까냐~옹~"
자, 어서 이모에게 손을 보여 줘.
어, 그런데 붉은 원 안의 앞발이 어째 곧은 것 같지 않았다!
조금만 내 손이 닿을 듯 하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속도로 도망가길래
많이 나은 줄 알았는데, 왜 앞다리가 앞으로 조금 휜 것 같이 보일까?!!!!!!!!!!!
나가야 하는 시간이고, 깽이도 숨어버리니 내 갈 곳 가면서도 마음은 이미 내려앉은 뒤였다.
일이고 나발이고 머릿속에선 이미
대범이와 봄깽이를 힘들게 잡아서
끼악끼악거리겠지, 공포에 떠는 녀석들을 차에 태우고 가서
이 설 연휴 직전에 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마취에서 깨어나 괴로워하는 깽이와
덩달아 아픈 새끼 옆에 있게 될 대범이......
를 상상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급한대로 마트에서 캣닢 저키를 사들고 갔다.
깽이는 이상하게도 두 앞발로 폴짝폴짝 뛰기도 한다. 이상한데, 저럴 수가 없을 텐데...
가까이 오지는 않는 봄깽이.
하는 수 없이 대범이에게 일단 먹을 걸 좀 주면서 놀고 있었다.
그리고 대범이의 다리를 다 만져보았다.
어, 어!
봄아, 이 발에 힘 빼보자, 요쪽도 힘 빼보자. 응!응?응!!!!!!!!!!!!!!!!!!!!!!
내가 앞으로 좀 튀어나왔다고 생각한 곳은,
관절이고, 원래 그런 부분이었다.
-_-;;;;;;;;;;;;;;;;;;;;;;;;;;;;;;;;;;;;;;;;;;;;;;;;;;;;;;;;;;;;;;;;;;;;;
아하하하하하하하
고양이 앞발 거기는 사람 손목, 팔꿈치 같은 거로구나!!!!!!!!!!!!!!!!
난 이제껏 몰랐다.
봄깽이 덕에 대범이 다리를 꼼꼼히 만져보고 알았다.
아직까지 흥분이 가라앉질 않는다.
깽아, 다리 정말 조금 삐었던 거지?
+대범이의 경계심
그리고 대범이를 보고 다가온 초등학생 쯤의 여자아이 둘이 있었다.
"쟤들 누구냥?"
다가오다 멈추니 일단 더 먹고
애들이 고양이다, 예쁘다, 하며 관심을 보이며 다가오자 급히 도망을 간다.
"야, 우리가 가니까 쟤가 도망가잖아."
소녀 중 하나가 말하고 둘이 뒷걸음질치니 잠시 멈춘 대범이.
더 먹고는 싶고......
그런데 나랑 애들이 얘기하면서 조금 더 다가오자 후다닥-
이런 상황이었다.
(소녀)"나도 고양이 만져보고 싶은데~와 예쁘다~야옹아~야옹아~"
(대범)"나 쉬운 고양이 아니야! 저리 가라옹!"
애들이 대범이에 대해 묻고 내가 몇가지 얘기하는 사이 깽이도 왔다가
화들짝 놀라 도망가버렸다.
소녀들 궁금증 폭발.
하지만 대범이네는 소녀들에게 가까이 다가옴을 허락치 않았다.
와, 대범이도 꽤 경계심 많은 고양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