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양이들 안 얼어죽고 살아있나,
봄봄이, 겨울이라 눈 왔다고 안 얼었나,
보리깽들, 어디있나, 중얼거리며 나가는데

"언니이이~"
발랄한 걸음으로 다가오며 꼬리를 세우는 사랑스럽고 고마운 대범이.
구석에 들어가자, 그랬더니
망도 보는 것 같다.
추워서 어떻게 있었어? 새끼들도 괜찮아?
"언니 걱정할까봐 털 보송보송하게 해서 왔다옹."
등을 아치형으로 둥글게 세우고 기분 좋게 놀다가도
복도에 누가 지나간다고 긴장해서 빤히 쳐다본다.
정작 그 사람은 우리에게 별 관심 없는데.
그러다가 대범이네가 종종 있는 박스 쌓인 곳에 갔다.
여기에 스티로폼 상자랑 옷 뒀다가 버려졌었는데
항상 이렇게 어지러울 곳에 그런 거 좀 있음 어떤가 싶어 또 억울해진다.
대범아, 난방 배관 지나간다고 저기는 그나마 덜 춥니?
"앞에 눈 있는 거 봐, 안 춥겠냐옹?"
......ㅠㅠ
얼음 밟지 마, 대범아.
내가 오니 네가 따라오긴 했지만
전열선 안 깔아놓은 구석 길이어야 덜 위험하긴 하지만
맨발이 얼마나 시릴까......
말은 이렇게 해 놓고 나는 또 혼자 쏠랑쏠랑 왔다.
나는 양심없는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