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이네
비 오는 날엔 그대와 함께
오온이
2012. 6. 19. 06:01
새벽에 큰냐옹이가 왔다.
큰냐옹아, 지금 비도 오는데 파우치 하나 먹을까? (비가 오니까 파우치. 굉장히 논리적임.)
문 밖에 있던 그릇을 문 앞으로 당겨서 줬다.
암냠냠
그런데 첫 입 삼킨 게 위장에 가지도 않았을 텐데 보리가 와서는
'나도 같이 먹어도 되는 거 안다냥.'
하는 수 없지. 하나 더 뜯어...
어? 길에서 모르는 냐옹이들 마주치면 주려고 사 놓은 주니어용 파우치 뿐이다.
살 쪄도 되는 큰냐옹이 줘야지.
근데 보리야, 턱 빠지겠다.
'주니어용 참치 맛있다냥.'
그리고 슬금슬금 몸의 방향이 실내로 바뀌시는 한 분.
물 한 모금 드시고는
'그게 더 맛있냥?'
뒤에 그릇 가득 사료 있는 거 놔두고 이 난리.
"자, 누가 봉투에 좀 남은 거라도 먹어."
'봉투에 고양이 머리 밀어넣기냥?'
'아잉 아수워~'
봉투 안에 남은 게 아까워서 사진 찍기 포기하고 봉투 찢어서 다 발라(?) 먹이고
먹은 흔적 치우고 하니 밤보다 아침이 가깝다.
나는 고양이 두 마리 밥 먹이고 나니 집 나갔던 제정신이 돌아온 것 같은데
엄마는 대체 어떻게 자식을 기르는 걸까, 싶다.
어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나니 친구들이 몇이나 메시지를 보냈던데
친구들 만나서 수다나 떨었으면, 싶다.
......오는 길에 파우치도 더 사야 되고.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