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이네
벤치 주인이냥
오온이
2013. 3. 11. 19:55
요즘 대범이가 벤치 위에 올라 앉아있는 모습을 종종 본다.
아침에도 아버지께서
"대범이 또 벤치에서 해바라기하고 있다."
그렇군요~하고 내려가서 보니
"이모, 나 봄깽이야. 엄마 아니야옹."
깽아~이모하고 밥 먹자~ 하며 다가갔더니
벤치에서 폴짝 뛰어내려 도망가는 척 하더니
데굴데굴거리고 있다.
"냐항 내 세상이다옹~의자도 봄깽님 거, 바닥도 봄깽님 거."
그럼 이모는 밥그릇에 밥 두고 갈게~하고 돌아서니
갑자기 따라온다. 키키.
따라오다 또 나를 앞지르고
멈춰서서 내가 오나 안 오나 확인도 했다. 눈 딱 마주침!
"이모, 밥 주러 가는 거 맞지?"
그러는데 순간 또 도깨비처럼 대범이도 나타났다.
"기집애야 엄마 빼고 너만 먹으려고 했냥!
언니 너 내가 일순위 아니냥!"
니야오옹 니양 니양 소리를 듣더니 봄깽이는 또 데굴데굴을 한다.
왜지? 무슨 의미지?
"빨리 밥이나 달라는 뜻이양!"
캔도 얌얌 사료도 아작아작
모녀가 고개 들이대고 잘 먹었다.
주말에 그간 모르던 경비 아저씨와 말씀을 나눴는데
대범이를 알고 계셨고 - 겁 안 내는 고양이라고 ^^; -
화장실용 모래를 충분히 준비해서 대범이를 꼬셔서 집에 데리고 가라며 설명해 주시는데
친묘적 인간을 만난 것 같아 어찌나 기뻤는지 모른다.
울 냥님들에게 이 정도의 행복이 유지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