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이네
너 아로 맞니?
오온이
2012. 7. 7. 05:55
'비가 이렇게 오니 녀석들 뒷산에 사냥 다니기도 나쁠 텐데......
그래도 물 없어 목마르진 않겠다.' 하며 나가서
그나마 바닥이 덜 젖은, 작은 처마 아래에 사료를 붓는데
또 누가 나를 부른다.
"나 여기서 비 피하고 있었다냥~"
이리 와, 밥 갖고 왔어.
살랑살랑
어, 아로야? 너 아로 맞니?
얼굴도 그렇고 왼쪽 등허리에 흰 점, 작은 얼굴, 긴 다리!
그런데 다리가 더 길어보인다?
'누가 나처럼 또 청순하니 예쁘다고?'
이 건물은 자율방범대 초소인가 그런데
안에 사람은 언제나 없다.
암냠냠냠
돌아오는 길에 아로 만나기 전에 부었던 사료 쪽에 플래시를 비췄더니
오독오독오독
어, 벌써 와서 드십니까?
밥 먹는데 뭐 사진 찍고 그러냥~
죄송함돠.
(그런데 우리 동네가 확실히 노란 옷이 유행이긴 한가보다.)
그리고 집에 돌아왔더니 그 많은 사료를 누가 다 먹어놨다.
비가 와서 다른 녀석들도 와서 먹었는지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