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이네
간단한 어미 고양이들 얘기
오온이
2012. 9. 30. 06:13
추석 새벽, 보리가 나 좀 나와보란다.
요즘은 밖에 매일 사료를 많이 주니
보리나 큰냐옹이가 잘 오지 않아서
집 앞에 밥그릇을 안 내놓는 날도 많은데
웬일로 보리가 왔다.
들어오면서 뭐라 냐옹-하는데 엄청 못생기게 찍힌 보리. 케케.
"웃지 말고 빨리 봉지 만들어라옹.
니 꼴이 더 웃기다냥."
컥.
오늘은 봉지를 작게 만들겠사옵니다.
무겁다고 또 안 물고 가시면 제가 귀찮아져서요......
참, 누구네 할망님이 이 캔 주고서는 맛이 별론 거 같다 하셨는데
몇 시간 전에 보리 새끼들이 이거 세 캔을 따주는 족족 잘도 먹었기에
전혀 두려움 없이 이번 도시락에도 투하.
묶어주니 다행히 잘 물고 갔다.
*아로가 며칠째 안 보인다.
배가 아주 불렀으니 새끼를 낳으러 갔을 것이다.
아로 다니던 길에서 아무리 아로야 부르고 기다려봐도
아버지께도, 내게도 모습을 보여주질 않는다.
안그래도 마른 녀석이 얼마나 고생을 하고 있을까 싶어 걱정된다.
부디 건강하게 새끼들 잘 낳아서 보리처럼 잘 데리고 다니면 좋겠다.
아로야, 언니가 밥은 줄 테니 제발 무사히 나타나야 해!